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2일 서울 서대문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거센 비판 여론에도 ‘의원직 유지’를 고수하며 버티기에 들어가자 여당 내부에서도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통령 사건 ‘공소 취소’에 앞장선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사퇴한 김용범 전 청와대 정책실장까지 전선을 넓혀 맹공을 퍼붓고 있다.
기본소득당 의원인 용 후보자는 2일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있는 서울 서대문구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에서 “청문회를 잘 준비하며 제 생각을 정리해 전달드리겠다”고 답했다. 사실상 비례대표 의원직을 내려놓지 않은 채 청문회에 임하겠단 뜻을 밝힌 셈이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여론을 주시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당내에서도 용 후보자가 비례대표직은 사퇴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속되고 있다. 젠더·여성 정책에 대한 입장이 강성일 뿐 아니라 보완수사권 폐지에 환영한 입장 등만 해도 야권과 시민 반발이 거센 상태이기 때문이다.
이광재 의원은 MBC 뉴스에 출연해 “장관을 하고 싶으면 국회의원직을 사퇴하는 게 낫다”며 “젊은이답게 과감한 결정을 내리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 의원은 조국혁신당 비례대표직을 사퇴하고 입각한 이해민 청와대 AI 미래기획수석비서관 사례를 언급하며 당내에서 용 후보자 결단이 필요하단 분위기가 지배적이라고 밝혔다.
송영길 의원도 SBS 라디오에서 “비례대표를 두 번 하는 것은 관례에 맞지 않다”며 “장관을 시키는데 국회의원까지 계속하겠다는 건 누가 보더라도 욕심”이라고 했다. 김영배 의원도 YTN 라디오에서 “2000년 김한길 장관 이후 모든 비례대표 입각자는 의원직을 버렸다”며 “비례대표직은 던지는 게 국민 눈높이에서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용 후보자가 ‘국민 혈세’로 국고보조금을 계속 받기 위해 기본소득당 의원직을 유지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4선 중진인 안철수 의원은 SNS로 “용혜인을 ‘령도자’이자 ‘최고 존엄’으로 모시는 이런 정당을 위해 왜 국민의 혈세를 바쳐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부산 남구가 지역구인 재선 박수영 의원은 “용 후보자는 연동형 비례제를 악용해 두 번이나 비례대표 의원이 됐고, 성폭력 피해자들이 눈물로 호소한 보완수사권 폐지에 찬성했다”며 “공항 의전실에 가족을 데리고 가서 폼 잡고 이용하고, 신혼여행 경비도 모금했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국회 성평등가족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소희 의원이 국회사무처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용 후보자가 장관이 되고 의원직을 유지하면 임기 21개월간 기본소득당에 투입될 세금은 약 43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2일 서울 서대문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야권은 김 후보자와 김 전 실장까지 거세게 비판하며 파상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을 꺼내 들며 김 후보자에 대한 맹공에 나섰다. 김 후보자는 2021년 브로커 양 모 씨를 통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업체인 ‘제넨셀’ 청탁을 받고 김강립 당시 식약처장에게 해당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을 요청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김 후보자가 당시 김 전 식약처장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공개한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제넨셀 불법 청탁 문자가 이것뿐이 아니라는 것을 본인이 누구보다 잘 알 것”이라고 했다. 5선인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도 SNS로 “김 후보자는 식약처장에게 정확히 어떤 내용의 전화와 문자메시지를 보냈는지 밝혀달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단일종목 ETF를 추진한 김 전 실장 사퇴를 언급하며 “서둘러 국정조사와 특검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장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 실장이 갑자기 사퇴한 이유가 미래에셋 로비의 꼬리를 밟혔기 때문이라는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 실장이 악착같이 ETF를 추진한 이유가 미래에셋이 로비한 결과라면 김 실장 사퇴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라며 “청와대, 국무조정실,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까지 정책라인 전체의 관여 여부를 수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와 국토교통위는 오는 15일 이소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16일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진행한다. 산자위는 다음 주 전체회의를 열어 이 후보자 인사청문회 실시계획서를 채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