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 2026-11-01 18:22:08
지난해 11월 6일 발생한 울산 남구 울산화력 보일러타워 붕괴사고 현장. 국토교통부 제공
지난해 11월 발생한 울산화력발전소 해체공사 붕괴사고 주요 원인은 기둥이 버틸 수 있는 한계 이상으로 과도하게 절단을 한 것이 문제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기둥이 무게를 버티는 능력은 과대평가하고 구조물의 무게는 과소평가하는 등 구조 검토가 잘못됐다는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울산화력 해체공사 붕괴사고와 관련해 사고조사위원회(이하 사조위)의 조사 결과를 지난달 30일 발표했다. 사조위는 사전 취약화 작업에서 기둥이 버틸 수 있는 한계 이상으로 과다하게 절단이 이뤄졌고, 그 결과 기둥이 상부 무게를 버티지 못하고 파괴되면서 구조물 전체의 연쇄 붕괴로 이어진 것으로 판단했다. 사전 취약화 작업이란 발파 시 구조물이 의도한 방향으로 넘어지도록 기둥·보 등 일부 부재를 잘라내는 작업을 말한다.
특히 구조 검토에 적용된 구조물 자료에 오류가 있었다. 위로 올라갈수록 기둥의 철판 두께가 얇아지는데도, 철판 두께를 지상층 1곳에서만 측정하고 이를 상부 기둥 전체에 일괄 적용해 기둥이 하중에 버티는 능력을 과대평가했다. 해체 전문 하도급업체는 해체도면을 작성할 때 이를 반영하지 못했다.
사조위는 “하도급업체를 대상으로 한 청문에서 상부 기둥을 직접 측정하지 않은 이유를 물어 보니, 업체 측은 높은 곳에 올라가는 것이 위험했기 때문이라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실제 붕괴가 시작된 지점의 기둥 두께는 15mm였지만, 구조검토에서는 24mm로 계산했다. 반면 구조물의 무게는 실제 3525.8t보다 가벼운 3005.8t으로 산정했다.
또 기둥 단면 일부를 잘라내고 남은 부분은 길이에 비해 두께가 얇아 국부좌굴(구부러지며 꺾이는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큰데도 구조 검토 시 국부좌굴을 검토하지 않았다. 노후 구조물의 장기간 사용으로 누적된 변형이나, 절단 작업 중 발생할 수 있는 손상 등 하중을 버티는 능력의 불확실성에 대비한 안전여유도 확보하지 않았다.
시공·사업관리도 미흡해 원도급사는 취약화·발파 작업을 전문업체의 판단에 의존해 최종 시공상세도와 현장 조건 간 적합 여부를 면밀히 확인하지 않았다. 발주자는 사업을 직접 감독했지만, 각 참여 주체를 체계적으로 총괄 관리하지 못했다.
사조위 이경구 위원장은 “조사 결과를 정리·보완해 11월 중에 국토교통부에 최종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조위는 조사결과를 관계기관에 통보해 법령 위반에 대한 행정처분·수사 등 조치가 신속히 이뤄지도록 협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11월 6일 오후 2시 7분 울산 남구 울산화력 4~6호기 해체공사 현장에서 보일러타워 5호기 사전 취약화 작업 중 붕괴사고가 나 7명이 사망하고 2명이 부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