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주일의 역사] △레이 채프먼, 빈볼 사망

2007-08-13 09:00:00

△레이 채프먼, 빈볼 사망(1920.8.16)

1920년 8월 16일 미국 메이저리그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 뉴욕 양키스의 경기가 뉴욕 폴로그라운드에서 열렸다. 5회 초 인디언스의 공격, 레이 채프먼이 선두 타자로 나섰다. 양키스의 투수는 언더핸드인 칼 메이스. 메이스는 몸쪽 빠른 공을 던졌으나, 공은 채프먼의 머리를 강타했다. 헬멧이 없던 시절, 머리에 공을 맞는다는 것은 치명적이었다. 채프먼은 피를 흘리며 그대로 쓰러졌다. 급히 병원으로 옮겼지만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12시간 만에 숨을 거두고 말았다. 이때 나이 29세였다.

1912년 데뷔한 채프먼은 타격과 수비, 주루에 고루 능한 선수였다. 특히 번트를 잘해 현재까지 깨지지 않고 있는 한 시즌 최다 희생타(67개) 기록의 보유자이기도 하다. 통산 희생타는 6위(334개)인데, 겨우 9년만 뛰고 세운 기록이다. 채프먼은 훌륭한 재능을 가졌지만, 채 꽃피워 보지도 못하고 '경기 중에 사망한 유일한 메이저리그 선수'라는 비운의 주인공이 되고 말았다.

이 사고 이후 타자의 헬멧 착용이 논의되기 시작했고, 공에 침을 바르거나(스핏볼) 흠집을 내는 행위가 금지되었다. 타자의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지저분하고 흙이 묻은 공은 새 공으로 바꿔야 한다는 규정도 생겼다.

최근 한국프로야구에서도 빈볼(bean ball) 시비가 자주 일어난다. 사실 야구에서 몸에 맞는 공이나 위협구는 경기의 일부분으로 인정되고 있고, 때론 흥미를 유발하는 요소이기도 하다. 그러나 의도적으로 타자의 머리를 향해 던지는 빈볼은 치명적인 사고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삼가야 할 것이다. 국내에서도 1955년 선린상고 최운식 선수가 머리에 공을 맞고 사망한 사고가 있었다. 정광용기자 kyjeong@


△소련 수소폭탄 실험(1953.8.13)
△남북 광통신망 첫 개통(2000.8.14)
△새마을호 열차 운행 개시(1974.8.15)
△한국인 대일왕래 금지(1955.8.17)
△작가 발자크 사망(1850.8.18)
△국제의원연맹 가입(1964.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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