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 2025-01-12 18:10:26
설 연휴를 맞아 부산 일부 지역에서 매월 넷째 주 월요일이던 대형마트 의무 휴업일이 한시적으로 바뀐다. 경기 침체와 소비 위축 등으로 인한 전반적인 경제 위기에 동래구청이 제일 먼저 설날 당일인 넷째 주 수요일로 의무 휴업일을 미룬 가운데 몇몇 기초 지자체도 의무 휴업일 조정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다.
부산 동래구청은 오는 27일로 예정됐던 대형마트 의무 휴업일을 오는 29일로 변경한다고 12일 밝혔다. 설날 당일로 의무 휴업일을 이틀 미룬 셈이다. 다음 달부터는 정상적으로 다시 매월 넷째 주 월요일에 휴업을 시행한다.
현행법 상 대형마트의 의무 휴업일을 지자체장이 지정할 수 있다. 이해 당사자와 합의를 거쳐 의무휴업일 지정, 변경이 가능하다.
의무 휴업일 변경을 적용받는 곳은 동래구 내 대형·준대형 마트 12곳이다. 대표적으로 롯데마트, 메가마트, 홈플러스 등이 오는 27일 정상 영업한다.
동래구청 측은 한국체인스토어협회 등 대형마트 측에서 지난달 의무 휴업일 변경을 요청해 왔다고 설명했다. 통상 이러한 의무 휴업일 변경은 소비자 혼란을 초래해 요청을 거부하나, 최근 경기 상황을 고려해 이례적으로 허가 결정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동래구청 일자리경제과 관계자는 “경제가 너무 불안정하고 소상공인이 어려운 상황인 점을 고려했다”며 “대형마트, 전통시장, 근로자 등 이해 당사자 의견을 모두 종합해 의무 휴업일 한시 조정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위축된 경기를 되살리기 위한 의무 휴업일 변경 기류는 부산의 다른 기초지자체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동구와 부산진구는 동래구와 마찬가지로 대형마트 의무 휴업일을 설날 당일로 미루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두 곳 모두 의무 휴업일 조정에 대해 긍정적인 것으로 파악됐다.
해운대구는 의무 휴업일 조정에 대해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으며, 결론은 오는 15일께 나올 전망이다. 강서구는 지난해 5월부터 대형마트 의무 휴업일을 아예 폐지해 해당 사항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이들 지자체를 제외한 11개 구·군은 현행대로 이달 넷째 주 월요일에 대형마트가 문을 닫는다. 이들 지자체 역시 대형마트 의무 휴업일 조정 요청을 받았으나 검토 끝에 이를 거부했다.
소비자 혼란을 초래한다는 것 말고도 거부 이유는 제각각이다. 사하구는 유통업상생발전협의회에서 반대 의견이 많아 의무 휴업일 조정이 불발됐다. 기장군은 전통시장 측 반대가 결정적이었다. 영도구에서는 전통시장 반대가 없었으나 대형마트 측에서 “근로자 휴식 보장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해 의무 휴업일 조정이 이뤄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