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 | 2025-04-15 09:52:53
“환자 중심의 디지털 진료 혁신을 토대로 한국 대표 의료기관이 되도록 앞장서겠습니다.”
제25대 인제대학교 부산백병원장으로 취임한 지 한 달여를 맞은 양재욱(57) 원장은 혁신을 재차 강조했다.
양 원장은 지난달 취임사를 통해 ‘환자 중심 의료 실현’과 ‘지속 가능한 발전’을 목표로 언급한 바 있다. 첨단 의료 플랫폼 구축과 AI 기반 디지털 진료 혁신, 전문의 중심 진료, 병원 확장, 지속 가능 경영 등은 이 같은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과제기도 하다.
특히 첨단 의료 플랫폼 구축은 양 원장이 중점을 둔 분야다. 양 원장이 원장을 겸하고 있는 디지털의료정보원은 2022년 백중앙의료원 산하 4개 백병원의 IT업무역량 강화와 자원관리 및 운영의 효율성을 도모하고자 구성된 조직으로, 부산·상계·일산·해운대백병원의 차세대 통합의료정보시스템인 인피스(INPHIS)를 구축해 운영·관리하고 있다. 일산백병원을 시작으로 부산백병원, 해운대백병원, 상계백병원에 이르기까지 백중앙의료원 산하 4개 병원이 인피스를 중심으로 한 단일 의료정보시스템을 활용한다. 오는 6월 1일 부산백병원 부호관으로 이전을 앞두고 있는 디지털의료정보원은 70여 명의 인력이 배치돼 병원 전반의 의료서비스 영역 데이터를 통합 관리한다. 이들 기관으로부터 모인 빅데이터는 디지털 진료 혁신을 이끄는 핵심이다. 환자가 입원하면 환자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활력징후를 스크리닝할 수 있어 선제적으로 대응이 가능하다. AI를 기반으로 한 디지털 진료 혁신이 이뤄지는 셈이다. 양 원장은 “부산백병원이 재단 내 선임 병원이자 디지털 의료 혁신 구심점 역할을 하게 된다”며 “내달 응급의학과 의료진이 충원될 예정이어서 보다 적극적으로 환자를 진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병원 확장 역시 양 원장이 힘을 쏟는 주된 실천 과제다. 양 원장은 부산백병원이 위치한 기존 병원부지는 포화 상태라고 호소했다. 지역 공공 의료를 책임지며 중증 응급환자가 몰리는 상황에서 성장의 한계가 뚜렷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양 원장은 병원 인근에 위치한 주원초등학교 부지를 매입해 종합응급의료센터는 물론 의생명연구원 등 교육시설을 확장해 공공재로서 역할을 강화하겠다는 목표다. 양 원장은 “부산의 역외 유출 의료 비용이 연간 1조 원에 달한다는 부산시 발표에서 볼 수 있듯 지역 공공의료 기능 강화가 절실하다”며 “공공재 역할을 하는 지역 의료기관이 제 기능을 하기 위해선 병원 확장이 필수고 행정적인 지원이 적극 뒷받침돼야 한다는 사실을 적극 알려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 원장은 이를 토대로 전문의 중심의 병원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양 원장은 “전공의 사태로 인해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작업이 오히려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며 “병원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전문의 중심의 진료 체계를 구축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 원장은 지역 의료기관의 역량과 가능성을 알리고 싶다고 했다. AI를 기반으로 한 선제적 대응도 부산에서 얼마든지 가능하고 예약부터 진료, 결제, 다음예약은 물론 진료 마무리 후 해당 지역에서 진료가 가능하도록 기록을 공유하는 등 개인병원, 2차 종합병원과의 상생도 부산백병원에서 활발하다는 것이다. 양 원장은 무엇보다 ‘환자 중심, 사람 중심’을 강조했다. 2022년 도입된 환자동행서비스는 ‘웨이팅 제로’를 실천하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퇴원 환자가 원무과를 방문할 필요 없이 원하는 기록을 미리 제공 받을 수 있도록 한 입퇴원 간소화 서비스도 만족도가 높다. 양 원장은 “환자가 불편을 겪지 않도록 돕는 사소한 서비스, 바로 아이디어의 출발점”이라며 “청년 인력 고용 등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큰 역할을 하는 만큼 지역 의료기관에 많은 관심을 가져줬으면 한다”고 바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