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 2025-04-15 16:18:55
6·3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대선 주자들의 캠프 인선이 본격화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예비후보는 계파 안배를 앞세운 ‘탕평 인사’로 통합을 시도했지만 정작 PK(부산·울산·경남) 출신 인사는 빠져 ‘탕평’의 의미가 퇴색됐다. 국민의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현역 의원들을 대거 기용하며 조직력 보강에 나섰고, 나경원 의원은 친윤계 중심의 진용을 꾸리며 ‘윤심’과의 연결 고리를 강조하는 모양새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캠프는 다양한 계파 인사를 아우르는 형태로 선거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선대위원장은 86세대이자 이해찬계로 분류되는 윤호중 의원이 맡았다. 윤 의원은 20대 국회 당시 이해찬 대표 체제에서 사무총장을 지냈고, 21대 총선 공천 실무를 총괄했다.
총괄본부장에는 손학규계 출신의 충청권 인사인 강훈식 의원이 임명됐다. 강 의원은 민주연구원 부원장, 전략기획위원장을 거쳐 지난해까지 민주당 내 최대 의원모임인 ‘더좋은미래’ 대표로 활동했다. ‘더좋은미래’는 이 후보의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방침에 공개 반대한 단체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을 지낸 박수현 의원은 공보단장을, 정무수석을 지낸 한병도 의원은 상황실장을 각각 맡는다.
친명계에선 3선 김영진 의원이 정무전략본부장을 맡았다. 김 의원은 이 후보의 중앙대 후배이자, 2017년 대선부터 함께한 ‘7인회’의 일원이다.광주·전남 지역에서는 강성 친명계로 분류되는 ‘처럼회’를 이끄는 민형배 의원이 경선 조직에 합류했고, 캠프의 싱크탱크 역할을 맡은 ‘성장과 통합’ 공동위원장은 허민 전남대 교수가 맡았다. 캠프 관계자는 “통합과 확장에 대한 후보의 의지를 반영한 인선”이라며 “친명 일극체제라는 외부 지적을 의식해 당 안팎의 다양한 의견을 고르게 수용하려는 구성”이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가 ‘탕평 인사’를 내세웠지만, PK 출신 인사는 주요 보직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동연 경기지사도 ‘유쾌한 캠프’라는 이름으로 캠프 인선을 마무리했다. 김 지사의 캠프에는 경기도청에 김 지사와 손발을 맞춘 인원들이 대거 합류했다. 총괄은 고영인 전 경기도 경제부지사가 맡았고, 강권찬 전 기회경기수석, 안정권 전 비서실장 등이 함께했다. 전해철 전 행정안전부 장관도 자문위원장으로 캠프에 참여하고 있다. 부산에선 해운대을 지역구에서 20대 국회의원을 지낸 윤준호 전 의원(경기도 정무수석)이 합류했다.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는 캠프 이름을 ‘더하기’로 정했다. 선거대책위원장은 문재인 정부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최재성 전 의원이 맡을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도 속속 캠프를 꾸리고 있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1차 인선을 발표했다. 원내 지지세가 약하다는 평가를 의식해 현역 의원들을 대거 기용한 점이 특징이다. 총괄상황본부장에는 친윤계로 분류되는 재선의 유상범 의원이 임명됐다. 유 의원은 법제사법위원회 간사로, 과거 당 대변인 시절 홍 후보와 공개적으로 충돌한 바 있다. 그는 “홍 후보의 정치적 결단과 비전에 신뢰를 갖고 함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비서실장은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을 지낸 김대식 의원, 총괄조직본부장은 김선동 전 의원이 맡았다. 총괄지원본부장은 이영수 ‘새로운미래를준비하는모임’ 회장, 고용노동정책본부장은 한국노총 출신 비례대표 김위상 의원이다. 홍 후보 출마 선언장에는 조배숙·박덕흠 의원 등 현역 의원과 원외 당협위원장들도 참석해 지지세를 과시했다.
나경원 의원 캠프는 친윤 인사를 중심으로 짜였다. 정책총괄본부장은 국민의힘 사무총장을 지낸 3선 이만희 의원, 총괄상황실장은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을 지낸 강승규 의원이 맡았다. 조직총괄본부장은 인수위 기획조정분과 자문위원 출신 박상웅 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국방안보위원장에는 대통령비서실 국방비서관과 국가안보실 제2차장을 역임한 임종득 의원이, 수석대변인에는 ‘백골단’ 논란을 일으킨 김민전 의원이 임명됐다. 조직본부수석본부장은 양정무 전주갑 당협위원장이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