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영 기자 key66@busan.com | 2025-04-23 18:27:59
아시아 최초의 디지털·미디어아트 페스티벌인 ‘루프 랩 부산’(Loop Lab Busan)이 마침내 모습을 드러냈다.
오는 6월 29일까지 두 달여간 부산 전역에서 선보일 이번 행사는 △디지털 서브컬처 △무빙 온 아시아(Moving on Asia) △부산시립미술관 미래미술관 포럼 △아트페어 △참여 기관 연계 전시 등으로 구성된다.
부산시립미술관 야외 조각공원 등에서 개최될 메인 전시 ‘디지털 서브컬처-모두가 창조자’는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현실과 가상, 현대미술과 대중문화, 창작과 소비의 경계가 어떻게 허물어지는지를 실험적으로 선보인다. ‘디지털 추상’ ‘디지털 다다’ ‘미러링 네이처’ ‘미러링 휴먼’ 등 총 4개 섹션으로 구분되며, 전 세계 28개국 45명의 디지털 창작자가 참여한다. 참여 작가에는 진 마이어슨, 서효정 같은 현대미술 작가뿐 아니라 10만~100만 이상의 팔로워를 가지고 있는 디지털 창작자 작품도 포함되고, 전통적인 전시 공간을 벗어나 야외조각공원에 설치된 LED 화면을 통해 전시가 진행되는 등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시도를 만날 수 있다. BMA 야외 조각공원 외에도 김해국제공항(국내선 청사), 유카로오토모빌 해운대 빌딩, 부산시청 미디어월에도 같은 작가의 작품이 변형된 형태로 송출된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영상 예술 흐름을 조망하고자 마련된 ‘무빙 온 아시아’는 동시대 아시아 미술의 흐름을 재조명하고 국가와 세대, 지역을 넘나들며 미적, 사회적 상상력을 교류하기 위해 기획했다. 이번 행사에서는 ‘이미지로 움직이는 아시아’를 주제로 한 △포럼 △상영회 △전시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다. 포럼(도모헌)은 24일 열리며, 집단 기억과 공동체적 서사(1부), 유동성과 가변성(2부), 장소의 수행성, 몸의 정치성(3부)을 주제로 다룬다. 25일에는 상영회(영화의전당)를 연다. 이번 상영회는 양푸동, 위안관밍, 메이로 고이즈미 등 각국을 대표하는 현대 영상 예술 작가들이 단일 채널(싱글 채널) 기반의 작품을 공개한다. 전시(도모헌)는 장우진, 유스케 사사키 등 한국, 중국, 일본, 대만, 베트남 등 아시아 13개국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작가 18명의 작품 20점을 선보인다. 관람자는 동시대 각국의 미디어 장르를 한자리에서 비교, 감상할 수 있다.
전시는 BMA와 도모헌뿐 아니라 △부산박물관 △부산문화회관 △영화의전당 등 공공기관, △국제갤러리(정연두) △디오티미술관(이용백) △리빈갤러리(김봉관 김지영 박현곤 엄익훈) △리앤배(금민정 조은필) △영주맨션(나나와 펠릭스) △오케이앤피(이광기) △이웰갤러리(로칸 킴) △조현화랑(필립 파레노) △카린갤러리(와엘 샤키, 문경원&전준호) △F1963(토니 아워슬러) △공간 힘(오민욱) 등 지역 대표 갤러리와 전시공간 26곳이 참여하며 디지털·미디어아트를 통한 수평적 연대를 실험한다.
페스티벌 연계 프로젝트로 여는 포럼도 눈길을 끈다. 시립미술관은 스페인 MACBA(바르셀로나 현대미술관)을 비롯한 선도적인 미래형 미술관 14개국 17곳이 참여하는 ‘미래 미술관 포럼’(22~23일 그랜드 조선 부산)과 아시아 13개국 14명의 문화 기획자가 참여하는 ‘아시아 큐레이터스 포럼’(24일 도모헌)을 개최한다.
공동 주관사인 ‘에이플럭션’이 진행하는 루프 랩 부산 아트페어는 아시아 최초로 디지털 미디어 작품을 거래하는 아트페어이다. 호텔 객실을 전시 부스(공간)로 활용해 휴식을 취하며 디지털 미디어 작품을 체험하는 환경을 창출한다. 에스더 쉬퍼(베를린, 파리, 서울), 페로탕(파리), 타엑스(런던), 필레브넬리 갤러리(이스탄불), 아니타 베커스(프랑크푸르트), 사우전드 플래토 아트 스페이스(중국 청두), 갤러리 바오(파리), 두아르테 세퀘이라(포르투갈 브라가), 에이치 아트(서울), 조현화랑(부산), 토포스 스튜디오(서울) 등 국내외 유수 화랑 25곳이 참여하며 24~26일 그랜드 조선 부산에서 진행된다. 에이플럭션은 또 동시대 예술과 자본의 새로운 결합 양상과 작품 소장의 새로운 의미를 논의하는 ‘예술과 자본 포럼’(25일 그랜드 조선 부산), 미디어 아티스트와 기획자들의 워크숍 및 강의로 진행될 ‘디지털·미디어아트 컬렉션’(24일 그랜드 조선 부산)도 마련한다.
한편 뮤지엄원은 관람료(성인 기준 1만 8000원)를 받고, 나머지는 무료 관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