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 2025-04-23 09:37:04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으로 가톨릭교회가 차기 교황 선출을 위한 ‘콘클라베’ 절차를 밟게 되면서 교황을 소재로 한 영화들이 재조명받고 있다. 영화 ‘콘클라베’와 ‘두 교황’이 박스오피스와 콘텐츠 평가 플랫폼에서 각각 역주행해 눈길을 끈다.
23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을 보면 영화 ‘콘클라베’는 전날 하루 동안 1507명이 관람했다. 하루 전보다 관람객 587명(63.8%)이 증가했다. 박스오피스는 전날보다 두 계단 상승한 5위에 자리해 상위 다섯 작품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3월 5일 개봉한 이 작품은 교황이 선종한 지난 21일부터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영화는 개봉 직후 누적 관객 27만 명을 끌어모았으나 최근엔 박스오피스 10위권 밖에 머물렀다. 하지만 교황 선종 다음 날인 22일 박스오피스에서 다섯 계단 올라 7위에 자리했고, 다음 날엔 두 계단 더 상승해 5위까지 올랐다.
‘콘클라베’는 라틴어로 ‘콘 클라비스(Con clavis)’, 열쇠로 문을 잠근 방을 의미한다. 차기 교황 선출을 위한 추기경단 비밀회의를 ‘콘클라베’라고 한다. 제목처럼 이 영화는 새로운 교황을 선출하는 콘클라베 과정을 그린다. 교황의 예기치 못한 죽음 이후 콘클라베가 시작되고, 추기경 로렌스가 단장으로 선거를 총괄하며 벌어지는 일이 영화의 주요 이야기다. 당선에 유력했던 후보들이 스캔들에 휘말리며 바티칸의 깊은 내부 사정과 오래된 비밀들, 정치적 셈법이 얽힌 사건이 수면 위로 드러난다. 이 영화는 제97회 아카데미 각색상, 제82회 골든 글로브 각본상 등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그런가 하면, 프란치스코 교황의 인품과 인류애를 조명한 영화 ‘두 교황’에 대한 관심도 높다. 콘텐츠 평가 플랫폼 왓챠피디아에 따르면 이 작품은 이날 핫 랭킹에서 전날보다 5계단 뛰어오른 8위에 자리했다. 핫 랭킹은 이용자의 콘텐츠 검색량 등을 바탕으로 30위까지 선정하는 순위다. 최근 공개된 넷플릭스 예능 프로그램 ‘대환장 기안장’, 개봉을 앞둔 ‘마인크래프트 무비’ 등보다 많은 검색량을 기록했다. 이 영화는 보수적이며 전통적이었던 베네딕토 16세와 진보적이며 개방적인 프란치스코의 관계를 그린다. 가난하고 힘없는 이들의 편에 서 왔던 프란치스코 교황의 인류애를 잘 느낄 수 있는 작품으로도 평가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