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 2025-04-22 11:32:47
5월 첫째 주 황금연휴를 앞두고 극장가가 새 작품을 걸고 관객 맞이에 나선다. 영화관을 찾는 관객이 갈수록 귀해지는 상황에서 이번 연휴는 관객을 확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작품의 장르가 다양할 뿐 아니라 한국 영화와 외화가 골고루 포진해 있어 입맛에 따라 골라보는 재미가 있을법하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30일 개봉하는 영화는 다섯 편이 넘는다. 이날은 다음 달 3일 토요일부터 6일 대체 공휴일까지 사흘간 이어지는 징검다리 휴일을 앞둔 때라 ‘연휴 특수’를 기대하는 작품들이 잇따라 공개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먼저 민규동 감독, 이혜영·김성철 주연의 ‘파과’가 오는 30일 개봉한다. 액션, 드라마, 미스터리 장르 작품이다. 바퀴벌레 같은 인간들을 처리하는 킬러와 그를 쫓는 미스터리한 킬러의 대결을 그린다. 이 작품의 이름이 ‘흠집 났지만, 익을수록 완벽하다’는 중의적 의미를 내포한 만큼 작품에 관심이 모인다. 제75회 베를린 국제 영화제 베를린날레 스페셜 부문 초청작으로 전 세계 관객을 먼저 만났다. 베스트셀러 작가 구병모의 원작소설 ‘파과’를 각색했다. 민규동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이혜영, 김성철 등이 출연한다.
‘주먹 액션 장인’ 마동석도 같은 날 신작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를 들고 관객을 찾는다. 이 작품은 악을 숭배하는 집단에 의해 혼란에 빠진 도시에서, 특별한 능력을 가진 ‘어둠의 해결사’들이 악의 무리를 처단하는 내용이다. 액션·오컬트 장르 옷을 입었다. 마동석은 특별한 힘을 부여받은 바우로 변신해 악마까지 주먹으로 제압하는 강력한 퇴마 액션을 선보일 예정이다. 영화 ‘범죄도시’ 시리즈에서 선보인 대로 그의 액션은 관객에게 안정감과 통쾌함을 안겨줄 것으로 보인다. 마동석은 앞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범죄도시가) 현실에 기반한 영화여서 선을 지켜야 했는데, 이번 영화에서는 좀 더 (과감하게) 펼칠 수 있었다”고 설명한 바 있다. 각본과 연출은 신예 임대희 감독이 맡았다. 배우 마동석, 서현, 이다윗, 경수진, 정지소 등이 의기투합했다.
그런가 하면, 할리우드 대형 스튜디오의 작품도 이날 공개를 앞두고 있다. 마블 스튜디오(MCU)의 신작 ‘썬더볼츠*’다. 이 영화는 ‘히어로 팀’인 어벤져스가 사라진 후, 세상을 구하기 위해 전직 스파이, 암살자 등 마블의 ‘별난 놈’들이 모여 펼치는 이야기를 그린다.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개봉하는 마블 영화다. 플로렌스 퓨, 세바스찬 스탠, 와이어트 러셀, 올가 쿠릴렌코, 데이빗 하버, 줄리아 루이스 드레이퍼스 등 할리우드 배우들이 모였다. 영화 ‘성난 사람들’을 만든 제이크 슈레이어 감독이 연출에 참여했다. 한국계 미국인인 해리 윤이 편집 감독으로 함께 했다.
일본 영화의 감성을 좋아한다면 이 영화에 주목해보자. 영화 ‘해피 엔드’가 같은 날 공개를 앞두고 있다. 지진의 위협이 드리운 근 미래 도쿄를 배경으로 친구 유타와 코우의 우정을 그린 청춘 성장 드라마다. 다큐멘터리 ‘류이치 사카모토: 오퍼스’를 연출한 네오 소라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일본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심은경과 일본 유명 감독인 하마구치 류스케가 좋은 평가를 남긴 작품이다. 지난해 81회 베니스국제영화제와 제49회 토론토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돼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배우 쿠리하라 하야토, 히다카 유키토가 출연했다. 두 사람은 오는 24일부터 27일까지 한국을 찾아 관객과의 대화 등에 참석할 예정이다.
어린이 관객의 눈을 사로잡을 애니메이션 영화 ‘달팽이의 회고록’도 30일 관객을 맞이한다. 거듭 덮쳐오는 불운한 운명 속에서도 인생의 희망을 찾아가는 그레이스의 성장을 담은 스톱모션 클레이 애니메이션이다. 감독은 ‘하비 크럼펫’ ‘메리와 맥스’로 잘 알려진 애덤 엘리어트다. 그는 이번 작품에서도 CG 없이 손으로 빚은 캐릭터들로 삶의 트라우마, 외로움, 그리고 희망의 감정을 따뜻하고도 섬세하게 풀어낸다. 덕분에 꼬마 관객과 함께 극장을 찾은 어른 관객도 작품을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제97회 아카데미 장편 애니메이션상 노미네이트, 제48회 안시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 대상, 제57회 시체스국제판타스틱영화제 애니메이션 대상, 제26회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국제경쟁 장편 대상 등을 수상했다.
앞서 스크린 관객을 만나고 있는 한국 영화 ‘야당’과 ‘승부’도 이번 연휴 극장을 지킨다. 이들 작품은 각각 박스오피스 1위와 2위에 올라 극장가를 이끌고 있다. ‘야당’은 배우 유해진·강하늘·박해준이 뭉쳤고, ‘승부’에선 이병헌의 새로운 얼굴을 볼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개봉 후 무대인사가 이뤄지는 걸 생각하면 이번 연휴 관객 몰이 수단을 최대한 동원할 것”이라며 “올해 날씨가 빨리 더워진 탓에 극장으로 향하는 관객이 많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