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 2025-05-12 20:16:00
부산 강서구 낙동강과 인근 지류와 접한 부지에 밀집한 불법 건조물 탓에 일대 하천의 수질이 오염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낙동강 지류로 둘러싸인 수변도시 에코델타시티의 수질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환경보호단체 초록생활에 따르면, 강서구 맥도강 강가에 계류장 형태의 불법 건조물이 조성돼 있다. 2027년 입주 예정인 에코델타시티 아파트와 500m가량 떨어진 곳이다. 불법 건조물은 비닐 하우스 형식으로 들어서 있고, 인근엔 각종 그물과 고무 대야 등이 놓여져 있어 계류장으로 사용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주위에는 물고기가 집단 폐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현장도 포착됐다.
하천법에 따라 하천 일대에는 관할 지자체 허가 없이 건조물을 건립할 수 없다. 강서구청에 따르면, 해당 시설은 무허가로 조성됐다. 과거 도심 외곽이었던 강서구 하천 일대에 이와 비슷한 시설이 우후죽순으로 생긴 것으로 추정된다.
환경단체는 불법 건조물에서 나오는 각종 쓰레기와 음식물 등이 하천으로 흘러들어가 수질 오염을 일으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
상황이 이런데도 구청은 주민 신고가 들어왔을 때 외에는 단속을 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2022년부터 지난달까지 4년 동안 낙동강 주변에서 불법 건조물과 무단 점용으로 적발한 사례는 18건에 그친다. 이번 맥도강 강변의 불법 건조물도 구청은 미리 인지하지 못했다.
지자체는 불법 건조물 문제를 인지하면서도 담당 공무원이 단속하기에 하천 부지가 너무 넓어 적극적인 단속은 하지 않고 않다. 강서구청에 따르면, 강서구에는 13개의 크고 작은 강이 흐르고 있다. 구청이 관리하는 하천 지역 면적은 27㎢을 넘는다. 광활한 하천 부지 탓에 담당 공무원은 직접 현장을 순찰하는 것보다 주민 신고에 의존하는 단속 방식에 머물고 있다.
강서구청 관계자는 "통상 불법 건조물은 차량 진입이 안 되는 곳에 있기에 단속이 쉽지 않다"며 "에코델타시티 부지는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이어서 불법 건조물이 많이 사라진 편이지만, 다른 지역에는 아직 많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초록생활 백해주 대표는 "에코델타시티 부지 내에도 불법 건조물이 몇 군데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철거를 요청해도 철거하지 않는 실정"이라며 "환경 보호 차원에서라도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단속과 정비를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