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추경 살펴보니… 역점 사업 상당수 예산 반영 무산

부산시 요청 148억 사업, 추경 반영 무산
호남 지역 예산 대폭 반영…지역 간 편차 부각
소비쿠폰 분담 9:1 조정…지자체 부담 완화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2025-07-08 16:53:15

4일 국회 본회의에서 2025년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한 수정안이 통과되고 있다. 연합뉴스 4일 국회 본회의에서 2025년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한 수정안이 통과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의 제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에서 부산시가 요청한 주요 지역 사업 예산이 대부분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신규 사업은 대거 제외됐고, 일부 기존 사업만 증액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정부가 지난 5일 국무회의에서 의결한 제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은 총 31조 7914억 원 규모로, 당초 정부안보다 약 1조 3000억 원 증액됐다. 8일 <부산일보> 취재에 따르면 부산시는 추경 심사 과정에서 제2대티터널 건설 등 10건의 사업(총 148억 원 규모)에 대한 신규·증액 예산 반영을 요청했지만, 국회 심의 과정에서 제외되며 예산 확보에 실패했다. 제외된 사업은 △제2대티터널 건설 △장락대교 건설 △구덕민속예술관 조성 △영상문화 콘텐츠 사업 △정보보호 클러스터 구축 등이다.

이번 추경에선 강원·인천 등 다수 지자체가 주요 현안 예산 확보에 실패했다. 반면, 호남 지역은 핵심 사업 다수가 추경에 포함됐다. 전남도는 호남고속철도 2단계 사업 1000억 원, 한국에너지공과대학 운영 출연금 100억 원, 마른김 가공공장 시설 개선비 60억 원 등을 확보했고, 전북도는 부여~익산 서부내륙고속도로 120억 원, 피지컬 AI 제조특화 선도사업 229억 원, 지역 주도형 AI 대전환 사업 175억 원 등을 배정받았다. 국회 심의 과정에서 광주·전남은 총 3036억 원, 전북은 총 4787억 원이 반영된 것으로 집계됐다.

부산 지역은 기존에 추진 중이던 일부 사업 예산만 증액됐다. 국토교통부·환경부 소관 예산 가운데 사상~하단 도시철도 건설 예산이 100억 원 늘어 총 733억 원으로 확정됐고, 도시철도 LTE-R 구축 지원 예산은 22억 4000만 원이 추가돼 81억 6500만 원이 반영됐다. 이 외에도 신평장림산단 저탄소 그린산단 조성사업에 21억 4500만 원, 동천본류 비점오염저감사업에 7억 3400만 원이 각각 증액됐다. 부산 지역 SOC 사업 증액 규모는 151억 원이다.

이번 추경에서 호남 지역 지자체가 대규모 예산을 확보하면서, 지역 간 편차를 둘러싼 형평성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예산 심사 과정에서 호남 지역을 지역구로 둔 민주당 의원들의 의견이 많이 반영됐다”고 전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호남 지역을 기반으로 한 민주당 의원들이 지역 사업 예산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다른 지역은 예산 확보에 상대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모습이다. 하지만 ‘피지컬 AI’ 사업을 포함한 정부안에 없던 일부 예산이 국회 심의 과정에서 새롭게 반영되며 경남은 197억 원을 확보한 반면, 부산은 관련 예산을 전혀 확보하지 못해 예산 경쟁에서 밀렸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편, 재정 부담 논란이 제기됐던 소비쿠폰 사업은 분담 비율 조정으로 지자체 부담이 절반 가까이 줄었다. 이번 추경에서 정부는 민생회복 소비쿠폰 예산으로 총 12조 1709억 원을 편성했고, 이 중 1조 291억 원을 지방자치단체가 분담하기로 했다. 앞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기존 국비 80% 지방비 20%의 분담 구조를 두고 지자체 부담이 크다는 점에 공감했고, 사업비 전액을 정부가 부담하는 내용을 담은 수정안을 의결했다. 이후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논의를 거쳐 국비 90%, 지방비 10% 분담 구조로 최종 합의가 이뤄졌다.

당초 지방비 20% 적용 시 부산시와 16개 구·군의 부담액은 약 162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국회 예산조정과정에서 분담률이 10%로 조정되면서 부담액은 약 800억~850억 원 수준으로 낮아졌다. 다만 비수도권과 인구감소지역 주민에게는 1인당 소비쿠폰 3만 원이 추가 지급돼, 지자체의 부담액은 소폭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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