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상승세 KIA, 가을야구 꿈꾸는 롯데 발목 잡나

주전 줄부상 지난달 중순 하위권
최근 18경기서 13승 거둬 변신
단숨에 2위 뛰어올라 ‘기세등등’
후반기 한화와 1위 다툼 전망돼
롯데, LG·SSG와 3위 경쟁 치열

남태우 기자 leo@busan.com 2025-07-06 18:04:24

롯데 자이언츠 포수 유강남이 지난 5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1회 상대 주자 오선우를 홈에서 태그아웃시키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 자이언츠 포수 유강남이 지난 5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1회 상대 주자 오선우를 홈에서 태그아웃시키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8년 만의 가을야구, 33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꿈꾸는 롯데 자이언츠의 앞길을 가로막는 복병이 나타났다. 바로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팀이었던 KIA 타이거즈다. 4월 12일 최하위인 10위, 5월 27일 8위, 6월 17일 7위였던 팀이 승승장구하면서 이제는 2위로 치고 올라왔다.

KIA는 2025 프로야구 개막을 앞두고 강력한 우승 후보로 평가받았지만 김도영, 김선빈, 나성범, 윤도현, 황동하, 곽도규 등 투타 핵심 선수들이 연달아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는 바람에 무너졌다. 그 결과는 최하위까지 떨어진 성적으로 나타났다. 당시 KIA 이범호 감독은 “1군에 남은 선수들이 버텨주지 못한다면 시즌이 이대로 끝날 수 있다”고 걱정했을 정도다.

KIA는 지난달 13~15일 NC 다이노스와의 3연전에서 전승하면서 기세를 올리기 시작했다. 3연전 이후 5일 롯데전까지 최근 18경기에서 13승 2무 3패(승률 0.813)라는 놀라운 성적을 거뒀다.

KIA 변화의 핵심은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후보 선수들의 맹활약이었다. 대체 선발투수 김건국이 빈자리를 훌륭히 메웠고, ‘샛별’ 성영탁의 활약으로 마운드까지 안정세를 보였다. 성영탁은 지난달 1승 1홀드, 평균자책점 1.17을 기록했고, 이달에도 0점대를 유지하며 ‘필승조’ 못지않은 활약을 펼친다. 야수 중에서는 오선우와 외야수 김호령, 고종욱이 힘을 보탰다.

여기에 투수진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꿋꿋이 제자리를 지킨 불펜투수 전상현의 역할이 매우 중요했다. 그는 6월 15경기에 출전해 17.1이닝을 소화하면서 평균자책점 2.08, 9홀드를 기록했다. 이런 활약 덕에 6월 최우수선수 후보로 선정되기도 했다.

게다가 위기에 빠진 팀을 살리려는 선수들의 절박하면서 열정 넘치는 플레이가 팀 분위기를 바꿨다. KIA 이범호 감독은 “어린 선수들에게 ‘꼭 기회를 잡겠다’는 간절함이 있다. 다들 ‘반드시 해내겠다’라는 각오가 불타오른다”면서 “선참인 김태군, 최형우 등이 어린 선수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된다. 선수들이 매 경기 불타오르는 모습을 보여준다”며 흐뭇해했다.

성적이 오르니 팬들의 반응도 좋아졌다. 5일 롯데전 입장권 2만 500석이 모두 팔려 올 시즌 15번째 매진이 기록됐다. 올해 총 관중은 68만 4267명(41경기)이다. KIA의 상승세가 광주 팬들에게는 큰 위안이 되고 프로야구 전체로도 흥행 요인이 된다는 점에서는 바람직하지만, 문제는 롯데로 봐서는 그다지 반갑지 않은 현상이라는 것이다.

롯데(45승 3무 37패)는 살금살금 순위를 하나씩 올린 KIA(45승 3무 36패)에 쫓기더니 4일 5-7 역전패, 5일 0-13 대패를 기록하면서 2위 자리마저 내주고 LG 트윈스와 함께 공동 3위로 내려앉았다. 현재 상황을 종합적으로 볼 경우 주전 선수들이 부상을 딛고 하나씩 복귀하는 후반기에는 KIA의 전력은 더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프로야구 전문가들은 후반기에는 투수력이 강력한 한화 이글스와 타격이 되살아난 KIA가 2강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내다본다.

롯데는 객관적인 전력에서 두 팀을 따라잡기는 쉽지 않은 형편이다. LG 트윈스, SSG 랜더스, KT 위즈, 삼성 라이온즈와 3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각축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롯데는 8~10일 9위 팀인 두산 베어스와 전반기 마지막 3연전을 벌이는 반면 한화와 KIA는 같은 기간 1위 자리를 놓고 건곤일척의 3연전 맞대결을 벌인다는 사실이다. 롯데가 두산에 3연승, 또는 2승 1패를 거둔다고 봤을 때 두 팀 중 누가 많이 이기더라도 득이 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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