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 | 2025-07-08 07:00:00
한창 자라는 아이가 다리 통증을 호소할 때 가장 흔하게 떠올리는 것이 ‘성장통’이다. 많은 부모들이 ‘크는 과정에서 겪는 당연한 일’로 치부하지만 성장 그 자체가 통증을 유발한다는 명확한 의학적 근거가 없다는 것이 의학계의 설명이다. 부산의료원 정형외과 서한얼 진료과장은 “성장통이라는 명칭은 주로 원인이 명확하지 않은 하지 통증에 붙여진 이름일 뿐”이라고 밝혔다. 서 진료과장과 함께 유독 다리에만 집중되는 성장통을 집중적으로 살펴봤다.
□ 한쪽 근육 쓰는 경우 많아
성장통이라고 일컬어지는 통증은 보통 양쪽 다리에 발생하는데, 간혹 한쪽에만 나타날 수 있다. 보통 3세에서 12세 사이에 주로 발생한다고 알려졌지만, 이 시기가 반드시 급성장기인 3세 이전이나 12세 이후와 일치하지는 않는다. 아이들 대부분은 근골격계 성장을 하면서 성장에 따른 통증 없이 잘 발달한다. 하지만 일부 왕성한 활동력을 보이는 아이들의 경우 근골격계를 과하게 쓰면서 어른들에게서 자주 나타나는 근육통 등이 저녁에 발생한다. 성장통이 유독 다리나 발의 통증으로 나타나는 것은 이 같은 왕성한 활동력에 기인한다. 부모들은 아이가 많이 뛰어 놀아서 발생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마사지나 목욕 등 대증적인 요법에 의존해 통증을 완화한다.
하지만 통증의 빈도가 잦거나 강도가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경우 병원을 찾는다. 대부분은 별 문제가 없지만 일부 아이들에게서 문제점이 발견되는데 근육을 균형있게 쓰지 않는다는 데 있다. 인체의 하지근육들은 반대작용을 하는 운동근육들이 짝을 이루는데, 발목을 당기는 근육이 있으면 반대로 미는 근육이 있는 식이다. 통증이 잦은 아이들은 평소 즐겨하는 운동이 실제 한쪽 방향으로 사용되거나 좌우 모두 사용하지 않고 한쪽만 사용하는 운동을 하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테니스, 탁구 등 한손으로 스윙하는 라켓 운동이 대표적이다.
서 진료과장은 “이로 인해 근육에 가해지는 힘이 비대칭을 이루거나 반대작용을 하는 근육이나 인대들이 짧아지는 일이 축적되면서 근육이나 인대에 통증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스트레칭으로 근육 풀어야
유치원·초등학교 시기는 많은 놀이를 필요로 하는 때인 데다 밖에서 많이 뛰어 노는 것은 발달에 긍정적이어서 적극 권장될 만하다. 하지만 잦은 통증이나 강도가 강한 통증을 호소한다면 아이들이 여러 근육들을 조화롭게 잘 사용하고 있는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서 진료과장은 “충분히 놀고 활동했다면 가볍게라도 집에서 스트레칭으로 지친 근육들을 풀어주는 습관을 가지게 한다면 아이들 발달에 좀 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스트레칭은 벽을 활용할 수 있다. 벽을 보고 선 후 두 손을 눈높이 정도에서 벽을 짚고 운동하고자 하는 발을 한 발 뒤로 내딛는다. 발뒤꿈치를 바닥에 붙인 채 뒤쪽 다리가 당겨지는 느낌이 날 때까지 15~20초 정도 앞쪽 무릎을 구부려준다. 계단도 이용할 수 있다. 단상이나 계단에 올라선 후 운동하고자 하는 발을 살짝 뒤로 내어 발바닥이 계단의 가장자리에 놓이게 한다. 무릎을 편 채 뒤꿈치를 계단 아래로 내려가도록 지긋이 힘을 주면 되는데 양발로도 가능하다. 이때 뒤로 넘어가지 않게 손은 난간을 잡아주는 것이 좋다.
허리를 이용해 양발을 서로 붙인 다음 무릎을 바로 편 뒤 허리를 구부려 양손이 바닥에 닿도록 하는 방법도 권할 만하다.
□신발은 ‘자동차 타이어’
아이들 역시 발이 편안하고 통증이 없어야 활동에 제약이 없이 즐겁게 생활할 수 있다. 서 진료과장은 “실제로 외래진료를 받는 아이들 상당수가 평발이나 발바닥 통증을 호소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평발로 오는 많은 아이들 대부분은 발에 문제가 없는 경우가 대다수다. 발 아치가 충분히 형성돼 있다 하더라도 어른처럼 체중을 다 받쳐주지 못하고 유연해서 평발처럼 퍼져보이는 ‘유연성 평발’이 많다. 유연성 평발 대부분은 치료가 필요 없다. 증상이 있다면 깔창 등이 도움이 된다.
유연성 평발 역시 스트레칭이 중요하다. 바닥에 수건을 깔고 발가락을 이용해서 수건을 집어서 이동시키는 ‘발가락으로 수건 집기’, 한쪽 다리를 쭉 펴고 다른 다리는 눕혀 구부리고 발은 정강이에 붙인 뒤 편 다리 발바닥에 수건을 걸치고 30초간 무릎 쪽으로 당겨주는 ‘밴드 스트레칭’이 대표적이다. 밴드 스트레칭의 경우 편 다리의 무릎이 굽혀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편안하고 활동할 때 발과 발목을 잘 잡아줄 수 있는 편안한 운동화를 신어야 한다는 점이다. 서 진료과장은 “이쁜 신발은 보기에 좋아보일지 모르지만 아이의 발 건강을 생각한다면 특별한 날에만 신는 것이 좋다”며 “당장 증상이 없다 하더라도 향후 발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만큼 특히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