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 2025-07-23 18:25:01
올해 상반기 저비용항공사(LCC)의 대대적인 할인 공세에도 불구하고 대한항공의 승객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항공사 가운데 최신 항공기를 가장 많이 보유한 대한항공이 ‘안전’과 ‘품질’ 차별화로 항공 소비자 공략에 성공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국토교통부 항공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대한항공 승객은 1557만 6946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5.2% 늘었다. 반면 국내 LCC 8개사의 상반기 승객은 전년 동기 대비 5.4% 줄었다. LCC에서는 에어부산(-25.1%) 제주항공(-15.6%) 등 ‘사고 항공사’의 승객이 크게 감소했다.
대한항공은 상반기 탑승률(승객수/공급석)에서도 LCC와 차별화됐다. 대한항공의 상반기 탑승률은 85.4%로 전년 동기(83.4%)에 비해 2%포인트(P) 늘었다. 같은 기간 LCC는 탑승률이 3.2%P 줄었다. LCC 가운데 탑승률이 증가한 항공사는 에어서울(0.9%)이 유일하다.
상반기 LCC의 대대적 할인 공세에도 불구하고 대한항공의 승객이 증가한 데 대해선 ‘기단 현대화’ 등의 성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대한항공은 2019년 이후 보잉 787-9·10, 737-8, 에어버스 A321neo 등 신형 항공기를 선제적으로 도입해왔다.
적극적인 항공기 도입 결과 대한항공은 최신형 항공기를 가장 많이 보유한 국내 항공사가 됐다. 지난 18일 기준 국토교통부 항공기 등록 현황에 따르면 대한항공 전체 항공기 평균 기령은 10.6년에 불과하다. 항공기 등록 대수 기준 상위 5개 국적항공사 가운데 대한항공의 항공기 기령이 가장 낮다. 국내 항공사(국제항공운송사업자)가 보유한 기령 3년 이하 항공기 가운데 48%를 대한항공이 보유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올해 787-9 1대, 787-10 5대, A321neo 1대 도입을 완료했고, 올해 안으로 787-10 4대, A321neo 3대, 737-8 1대를 추가 도입할 예정이다.
대한항공이 주력으로 도입하고 있는 보잉 787 시리즈와 에어버스 A350 계열 항공기는 전 세계 항공업계에서 안정적으로 장거리를 운항할 수 있는 고효율 기재로 꼽힌다. 제조사가 공개한 기재 스펙에 따르면 보잉 787-9는 쉬지 않고 최장 1만 4010km를 운항한다. 에어버스 A350 최장 운항 거리는 1만 7970km로, 현존하는 여객기 가운데 가장 길다. 인천에서 출발해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까지 한 번에 갈 수 있는 수준이다. 항공 전문 매체 심플플라잉(Simple Flying)은 전 세계 초장거리 노선 운항을 보잉 787과 에어버스 A350이 주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싱가포르항공의 미국 뉴욕~싱가포르(1만 5332km) 노선 등 장거리 노선 5곳에 모두 787과 A350이 투입됐다.
대한항공의 기내 인테리어에서도 고급화 전략을 펴고 있다. 대한항공은 에어버스 A321neo와 보잉 787-10을 시작으로 프레스티지클래스와 이코노미클래스에 새로운 디자인을 적용하고 있다. 특히 ‘프레스티지 스위트 2.0’은 팔걸이 옆 개인용 공간을 확장했고, 24인치 모니터와 기내 엔터테인먼트 블루투스 오디오 기능을 갖췄다. A321neo에는 국내 최초로 소형기 비즈니스석에도 180도 평면 좌석을 장착했다. 대한항공은 최신 항공기 도입과 관련 “고객들은 보다 더 많은 최신형 항공기를 탈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고, 그만큼 쾌적한 여행을 누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