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6억 개 달걀 쓰는 CJ에 국제 동물단체 "케이지 사육 그만"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 열어
전환 목표·시한 공개 촉구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 2026-11-02 18: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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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0일 국제 동물보호단체 연합 ‘오픈 윙 얼라이언스’가 서울 중구 씨제이그룹 본사 앞에서 ‘케이지 프리’ 달걀 사용을 촉구하고 있다. 단체 제공 지난 30일 국제 동물보호단체 연합 ‘오픈 윙 얼라이언스’가 서울 중구 씨제이그룹 본사 앞에서 ‘케이지 프리’ 달걀 사용을 촉구하고 있다. 단체 제공

국제 동물보호단체 연합이 CJ그룹에 전 세계 사업장에서 쓰는 달걀을 모두 '케이지 프리'로 바꾸라고 촉구했다. 연간 약 6억 개의 달걀을 쓰는 대형 식품기업인 만큼 내년 국내 산란계 사육면적 기준이 바뀌는 시점에 영향력을 발휘해 달라는 취지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오픈 윙 얼라이언스'(OWA)는 최근 서울 중구 CJ그룹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 세계 사업장의 달걀을 100% 케이지 프리로 바꿀 목표와 시한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회견 뒤에는 케이지 프리 전환과 직접 대화를 요청하는 공식 서한을 CJ 측에 전달했다. OWA는 75개국 100여 개 동물보호단체가 참여하는 국제 연합체다. 철망 우리를 층층이 쌓아 닭을 가두는 사육 시설 '산란계 배터리 케이지' 퇴출을 목표로 활동한다.

단체는 CJ그룹이 비비고·뚜레쥬르 등 널리 알려진 브랜드를 보유해 달걀 사용량 연 약 6억 개, 이를 낳는 산란계는 약 200만 마리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국내 산란계 농가 상당수는 마리당 최소 사육면적 0.05㎡ 기준에 맞춘 케이지에서 닭을 기른다. A4 용지 한 장에도 못 미치는 넓이다. 가로 35~40cm, 세로 45cm, 높이 40cm 안팎의 케이지 한 칸에 닭 3~4마리가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환경에서 닭은 걷거나 날개를 펴지 못하고 바닥을 쪼며 먹이를 찾거나 모래 목욕을 하는 본능적 행동도 할 수 없다. 이미 스위스 등 유럽과 뉴질랜드 등 해외에서는 케이지 금지 흐름이 나오고 있다.

단체들은 CJ의 결정이 아시아 식품업계는 물론 국내 사육 정책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본다. 내년 9월부터 산란계 마리당 최소 사육면적 기준이 0.05㎡에서 0.075㎡로 넓어지는데, 이를 계기로 농가가 케이지를 넓히는 데 그치지 않고 평사·방사 등 케이지 없는 사육으로 넘어가도록 대형 구매기업이 시장에 신호를 줘야 한다는 것이다.

세계 식품업계도 케이지 프리로 방향을 틀고 있다. OWA는 2016년 출범 이후 전 세계 기업으로부터 3000건 넘는 케이지 프리 약속을 받아냈다. 스타벅스, 배스킨라빈스, 필리핀 외식기업 졸리비 등이 동참했다. 연간 달걀 40억 개를 쓰는 일본 마요네즈 기업 큐피는 2024년 아시아 시장 대상 케이지 프리 정책을 내놨다. 국내에서는 풀무원이 2018년 처음으로 2028년까지 모든 달걀을 케이지 프리로 전환하겠다고 약속했다.

CJ 제일제당 측은 "국가마다 상황이 달라서 가능한 국가에서는 계속 동물복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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