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래원과 박신혜가 SBS 월화드라마 '닥터스'에서 드디어 마음을 열었다. 온전히 마음의 벽을 허물고, 자신의 깊숙한 곳을 내어 준 것은 아니었지만 각자의 방법으로 서로를 이해하고 받아들이기로 했다.
27일 방송된 '닥터스' 12회에서는 홍두식(이호재)이 죽은 뒤 미국을 다녀 온 홍지홍(김래원)의 모습이 그려졌다. 지홍은 두식의 신변 정리와 상속 정리 등을 처리하기 위해 미국을 건너간 것이었다.
그 시간 동안 유혜정(박신혜)은 지홍에게 연락하지 않았다. "방해 하는 것 같아서 연락 못했다. 혼자 있고 싶을 것 같아서"가 이유였다. 이를 알게 된 정윤도(윤균상)는 "남자 모르는구나. 정말 사랑해서 잡고 싶은 거라면 지금 그 사람 인생으로 들어가야죠"라고 조언했다.
이날 진성종(전국환)은 병원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병원 사람들에게 "저는 전임 이사장의 절친한 친구이며 평생의 동반자로서, 그의 뜻을 받들어 국일 재단과 병원을 이끌어 나갈 것을 약속드린다"고 공표했다. 취임식이 끝난 뒤 진서우(이성경)의 엄마는 윤도에게 찾아가 "우리 서우하고는 어떻게 할 거냐"고 물었다. 윤도는 "서우하고는 우리끼리 다 정리 됐다"는 뜻을 내비쳤다. 하지만 서우의 엄마는 이를 쉬이 납득하지 않았다.
혜정은 지홍이 한국으로 들어왔다는 사실을 알고 그에게 전화를 걸려고 했다. 윤도의 말과 앞서 지홍이 자신에게 했던 말들이 자꾸만 떠올랐기 때문. 하지만 지홍은 병원에 출근해서 핸드폰을 둔 채로 돌아다니고 있었고, 전화를 받지 않았다. 이 때문에 혜정은 수술실에 들어가서야 지홍에게 "잘 지냈냐"고 물을 수 있었다. 지홍은 그저 "응. 할 일이 많았어"라고 답할 뿐이었다.
자꾸만 어긋나는 모습을 보였던 두 사람이었지만,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조인주(유다인)와 술을 마시던 혜정은 그녀를 데려다주기 위해 윤도의 집 근처를 갔던 것. 때 마침 윤도와 함께 있던 지홍은 그녀를 자신의 집으로 데려갔다.
혜정은 단도직입적으로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그녀는 "제가 슬픔을 위로 하는 방법을 모른다"며 "슬픔을 위로 받아 본 적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할머니 돌아가셨을 때도 혼자 견뎠다. 슬픔은 혼자 견뎌내는 거라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지홍은 어떤 말보다 "보고 싶었어"라는 말을 먼저 했다. 그는 "항상 그랬듯이 나 혼자였어. 아버지 신변 정리, 유품, 다 나 혼자 했어"라면서 "네가 미치도록 생각나더라"고 담담히 고백했다.
지홍은 이어 "기다렸어, 네 연락. 전에 내가 원하는 걸 갖고 싶으면 항상 행동이 먼저였다. 너한테 고백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런데 기다림이 사랑하는 여자에 대한 가장 적극적인 행동이 될 수 있다는 걸 이번에 널 통해 배웠다"고 말했다. 혜정은 "당황스러웠다"며 "거기다 몰아붙였잖아요, 제가. 변하라고. 잘못했어요. 나 자신은 있는 그대로 사랑받길 원하면서, 선생님 보고 변하라고 하고"라고 솔직히 답했다.
혜정은 "선생님 인생에 들어가고 싶어요"라고 고백했다. 그녀는 "변하라고 해서 미안해요. 혼자 결정하고 선택하세요. 전 옆에 있을게요"라고 덧붙였다. 그래도 된다는 지홍의 대답에 혜정은 씨익 웃었다.
두 사람은 지홍의 집에 있던 인형뽑기 기계를 이용해 단란한 시간을 보냈다. 두 사람에게는 묘한 기류가 흘렀고, 지홍은 혜정에게 키스를 했다. 두 사람의 첫키스보다 더욱 조심스러우면서도 떨린 키스였다. 서로를 향한 진실한 마음을 확인한 것이었기에 그랬다.
혜정은 조금씩 변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혜정은 환자 조수지(한혜진)와 그녀의 가짜 남편(조달환) 소동을 겪으며 지홍에게 의존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간 수지의 남편으로 알고 있던 사람이 사실은 가해자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 혜정은 그를 유인하는 일에 직접 나서려고 했다. 하지만 지홍은 사랑하는 여자를 지키고 싶었고, 자신이 나서서 가겠다고 말했다. 혜정은 자신이 가겠다며 지홍을 만류하다가도 "선생님이 가주세요"라고 말했다. 누군가에게 의지하는 것에 익숙해지기로 한 것.
이처럼 혜정은 지홍을 사랑하게 되면서, 또 그에게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내비치면서 점차 변화해갔다. 과거에는 사랑 받는 것이 두려웠고, 또 사랑하는 것이 두려웠던 어린 소녀였지만 지금은 이를 온전히 받아들이고자 하고 있다. 자신을 위해 한 사람이 바뀌길 원했지만, 지홍의 모든 것을 이해하면서 각자의 사랑이 있음을 깨닫기도 했다.
지홍 역시 마찬가지였다. 혜정을 향한 마음을 더욱 키워나가고 있는 지홍이, 과거와 달리 "외롭다" "보고 싶다" "생각난다"는 말을 솔직하게 내뱉고 있다. 가족이 없다는 가장 큰 외로움과 마주한 두 사람. 서로에게 가장 큰 버팀목이 되어주고 있는 상황 속에서 그들이 이뤄나갈, 또 완성해 나갈 사랑의 형태는 어떤 모습일지 기대를 모은다.
사진=SBS '닥터스' 방송 캡처
유은영 기자 ey2015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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