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pressjkk@busan.com | 2019-11-05 14:37:46
에버튼의 주장 셰이머스 콜먼이 안드레 고메스의 부상을 유발한 손흥민을 찾아가 위로를 건넨 사실이 밝혀지며 그의 부상이력도 재조명되고 있다.
에버튼 미드필더 안드레 고메스는 4일(한국시간) 열린 2019-2020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11라운드 토트넘과 경기에서 후반 34분 손흥민의 백태클에 이은 오리에와 충돌로 오른쪽 발목이 골절 탈구됐다.
발목이 뒤틀려 괴로워하는 안드레 고메스를 본 손흥민은 두 손으로 머리와 얼굴을 감싸쥐며 크게 자책했다. 토트넘 동료 델레 알리에 따르면 손흥민은 드레싱룸에서도 눈물을 흘리며 충격에 빠져있었다.
경기 후 토트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에버튼의 선수들은 놀라웠다"며 "라커룸에 찾아와 손흥민을 위로한 주장 시머스 콜먼과 선수들에게 감사하다"고 밝혔다.
데일리메일 등 현지매체 보도에 따르면 당시 벤치에 있던 셰이머스 콜먼은 에버튼 선수들과 함께 토트넘 드레싱룸을 찾아 손흥민에게 '네 잘못이 아니다'면서 5분간 위로했다.
콜먼이 보여준 '품격'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콜먼은 2017년 3월 아일랜드 대표팀 소속으로 웨일스와 경기를 치르던 중 다리가 골절되는 심각한 부상을 입은 바 있다.
당시 아스톤 빌라 소속 수비수인 닐 테일러가 볼을 차는 콜먼의 정면에서 슬라이딩 태클을 시도, 오른쪽 정강이를 찼다. 태클을 거는 시점이 늦었고 발도 높았다. 콜먼은 이 태클로 발목 뼈인 경골과 비골이 모두 골절됐다.
고메스의 경우처럼 리플레이조차 나오지 않았던 이 부상은 콜먼의 선수생활 복귀가 의심될 정도로 심각한 것이었으나 그는 1년여 만에 필드에 돌아오는 데 성공했다.
즉각 퇴장당하고 2경기 출전금지 징계를 받은 테일러는 이후 콜먼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다.
1년 후인 2018년 3월 콜먼은 PA스포츠 인터뷰에서 "나는 부상 이후 닐 테일러에 대해 5번도 생각하지 않았다"며 "그의 태클이 절대 좋은 것은 아니었지만, 이런 일은 거친 A매치 경기에서 일어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내가 그에게 어떠한 악의를 품거나 화를 내는 것은 재활에 아무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며 "테일러는 나에게 사과했고, 나는 그것으로 됐다. 아무 문제가 없다. 1년이 지났고, 신에게 감사하게도 나는 신체적으로 괜찮다. 이제 앞으로 해야 할 일들이 많다"고 덧붙였다.
1988년생인 콜먼은 2009년부터 에버튼에서 라이트백으로 활약해왔다. 250경기 이상 출전했고, 25골을 기록했으며 2013/2014시즌에는 PFA 올해의 팀에 뽑히기도 했다.
그는 팀에 대한 충성심으로도 유명하다. 모예스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이 영입을 시도했고, 바이에른 뮌헨 영입설도 돌았다.
하지만 콜먼은 "많은 클럽이 내게 관심을 보였지만 나는 에버튼에서 행복하다. 에버튼은 나에게 출전 기회를 준 클럽이다. 축구에서 충성심은 더 이상 아무것도 아니지만, 나는 에버튼이 나에게 많은 것을 줬다고 느낀다"고 밝혔다. 콜먼은 에버튼과 2022년까지 계약한 상태다.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pressjk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