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풀의 수석 코치였던 알렉스 밀러가 과거 스티븐 제라드가 곤경에 처한 팬을 위해 소송 비용을 내줬던 미담을 공개했다.
18일(현지시간) 스코틀랜드 언론인 '데일리레코드'는 2005년 '이스탄불의 기적' 당시 제라드가 살인미수 혐의로 억울하게 기소됐던 리버풀 팬을 위해 거액의 소송 비용을 내줬던 일화를 소개했다.
밀러에 따르면 2005년 리버풀이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을 거둔 5일 뒤, 일부 리버풀 팬들이 비행기로 귀국하던 길에 경유지인 불가리아에서 싸움에 휘말렸다. 이 사건으로 현지 웨이터 마틴 조지예프가 두개골이 골절돼 평생 안고 갈 부상을 입었다.
당시 리버풀 팬 중 1명이었던 18세의 마이클 쉴즈는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돼 징역 10년을 선고받고 불가리아 감옥에서 복역하게 됐다. 그러나 4년 뒤 새로운 증거가 나왔고, 마이클은 무죄가 입증돼 뒤늦게 사면됐다.
이 과정에서 제라드와 리버풀 선수들은 사비로 마이클의 초기 소송 비용을 지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밀러는 "마이클은 고소를 당해 투옥될 때까지 줄곧 무죄를 주장했고, 가족들도 그의 결백을 확신했다"며 "마이클의 모친은 언론을 통해 소송 비용으로 2만8000파운드(한화 약 4300만원)가 필요하지만 돈이 부족하다고 호소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을 알게 된 제라드가 훈련장에서 선수들을 한데 모아 '우리가 이 팬을 도와야겠다'고 독려했다고 전했다.
밀러에 따르면 제라드는 선수들에게 각자 2000파운드의 현금을 밀러 앞으로 모아달라고 제안했고, 모든 선수들이 돈을 가져왔다. 이후 밀러는 제라드의 부탁에 따라 모인 돈을 마이클의 가족에게 전달했다.
밀러는 제라드에 대해 "훌륭한 선수이기 이전에 좋은 마음씨를 가진 사람"이라며 "이것이 내가 그를 가장 좋아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pressjk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