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 2024-10-10 18:31:58
대통령실이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 명태균 씨와의 관계에 연일 선을 긋고 있지만 갈수록 해명이 꼬여만 가고 있다.
대통령실은 최근 언론 공지를 통해 “윤 대통령은 국민의힘 정치인들을 통해 명 씨를 만나게 됐다”며 “윤 대통령이 정치를 시작한 뒤 국민의힘에 입당하기 전인 2021년 7월 초 자택을 찾아온 국민의힘 고위 당직자가 명 씨를 데리고 와 처음으로 보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얼마 후 역시 자택을 방문한 국민의힘 정치인이 명 씨를 데려와 두 번째 만남을 가지게 된 것”이라고 전했다.
대통령실은 또 “경선 막바지 명 씨가 윤 대통령의 지역 유세장에 찾아온 것을 본 국민의힘 정치인이 명 씨와 거리를 두도록 조언했고, 이후 대통령은 명 씨와 문자를 주고받거나 통화한 사실이 없다고 기억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명 씨를 만난 것은 2차례이며, 모두 국민의힘 정치인이 데리고 온 것이지 ‘별도의 친분’이 있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또 경선 이후에는 명 씨와 소통한 적이 없다는 점도 강조했다.
2021년 7월 초 자택에 명 씨를 데려왔다는 ‘국민의힘 고위 당직자’로 알려진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이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 의원은 방송에 나가 “대통령실 해명은 새빨간 거짓말”이라며 당시 명 씨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를 공개했다. 명 씨는 “내일 윤 총장님(대통령)한테 전화드리면 된다”고 이 의원에게 문자를 보냈다. 자신이 명 씨를 윤 대통령에게 소개해 준 것이 아니라 윤 대통령과 명 씨가 이미 깊은 관계를 맺고 있었음을 시사한 것이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도 “윤 대통령이 처음 만날 적에 밥 먹자고 해서 (식당에) 갔더니 거기에 명 씨가 있더라”고 밝혔다. 김영선 전 의원은 자신이 윤 대통령에게 명 씨를 추천했다면서 “명 씨와 함께 윤 대통령 부부를 한 차례 만났다”고 기억했다. 또 대통령실이 언급한 ‘국민의힘 정치인’은 박완수 경남지사로 알려졌는데 박 지사 측도 만남을 가진 사실 자체는 인정하고 있다.
결국 윤 대통령은 2021년 7월 전후로 명 씨와의 함께 하는 자리를 최소한 ‘4번’은 가졌다고 볼 수 있다.
경선 이후 명 씨와 연락하지 않았다는 해명에 대해서도 이 의원은 “2022년 10~11월에 있었던 일에 대해 명 씨와 김 여사가 주고받은 메신저 대화를 본 적이 있다“고 반박했다. 명 씨도 대선 이후 김영선 전 의원 공천 문제로 김 여사와 주고받은 텔레그램 메시지를 공개했다.
대통령실 해명대로 윤 대통령은 경선 이후 명 씨와 소통하지 않았을 수 있지만 김 여사는 계속 관계를 이어왔다는 것이다. 대통령실의 해명이 오히려 혼란을 부추기며, 추가로 해명해야 할 사안이 늘어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