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 권성동·4선 김태호 원내대표 입후보… 중립 성향 표심 당락

한동훈, 권 의원 추대에 "부적절"
친윤계 탄핵 반대 대열 공고 의도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2024-12-10 18:14:15

10일 오전 국회에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 선거일 공고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10일 오전 국회에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 선거일 공고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10일 새 원내대표 선거 후보 등록을 받은 결과, 친윤(친윤석열)계 핵심인 5선의 권성동(강원 강릉) 의원과 친윤으로 분류되지만 계파색이 옅은 4선의 김태호(경남 양산을) 의원이 입후보했다. 이번 비상계엄 사태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한 친윤 핵심 인사가 차기 원내 사령탑이 되는 것이 적절하느냐는 당 안팎의 비판 속에 다수파인 친윤계 중 중립 성향 의원들이 표심이 선거 결과를 가를 전망이다. 다만 두 의원 중 한 명을 추대할 가능성도 배제하진 못한다.

이와 관련, 한동훈 대표는 이날 오전 당 중진들의 권성동 원내대표 추대설에 대해 “중진 회의에서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날 4선 이상 중진 회동 이후 나경원 의원이 “지금 굉장히 위중한 상황이라서 여러 복잡한 현안을 풀어갈 수 있는 사람이 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이야기를 했다”며 “협상력과 추진력이 있는 권 의원이 적절하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고 기자들에게 전하면서다. 그러나 이날 모임에 참석한 일부 중진들에 따르면 권 의원을 추천한 의원은 3명 정도였다고 한다. 대신 친한(친한동훈)계인 조경태 의원은 김태호 의원이 적임이라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권 의원은 지난 7일 추경호 원내대표가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 불참을 이끈 뒤 사의를 표명하자 추 원내대표의 재신임을 추진하기도 했다. 당시 친한계 일부에서 추 원내대표의 비상계엄 해제 표결 ‘책임론’을 제기하며 반대했지만, 이어진 거수 표결에서 전체 78명 의원 중 73명이 찬성했다. 추 원내대표의 사퇴 의사가 강해 재신임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새 원내대표는 12일 경선을 통해 결정된다.

친윤 핵심인 권 의원이 당 안팎의 비판에도 출마를 강행한 것은 친한계 일각에서 탄핵 찬성 쪽으로 돌아서는 상황에서 반대 대열을 공고히 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러나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로 당까지 공멸 위기에 직면한 상황에서 그 책임을 피하기 어려운 친윤계 핵심 인사가 탄핵 반대를 관철하기 위해 다시 원내대표를 맡는 게 적절하냐는 지적 또한 고조될 전망이다. 선거 구도가 이렇게 형성되면서 친한계는 김 의원을 집중 지원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친한-친윤 계파 갈등 속 이를 관망해 온 중립 지대 의원들이 계엄과 관련한 ‘친윤 책임론’, 여기에 탄핵에 대한 두 후보의 입장 정리 여부가 판세를 가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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