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 2025-01-06 13:29:08
지난달 외환보유액이 환율방어 여파 등의 영향으로 연말 기준 5년 만에 최소 수준으로 축소됐다. 다만 원달러 환율 급등에도 금융기관의 달러 예수금 증가 덕에 전체 외환보유액은 줄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외환보유액 통계에 따르면 12월 말 기준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4156억 달러(약 611조 7632억 원)로, 11월 말(4153억 9000만 달러)보다 2억 1000만 달러 증가했다.
미국 달러화 강세(가치 상승)에 따른 기타통화 외화자산의 달러 환산액 감소와 외환시장 변동성 완화조치 등의 외환보유액 축소요인에도 불구하고 분기말 효과로 금융기관의 외화예수금이 늘고 외환보유액 운용수익도 더해진 영향이다.
미국 달러화가 12월 중 약 2.0%(미국 달러화 지수 기준) 평가절상된 만큼 달러로 환산한 유로·엔 등 기타 통화 외화자산 금액은 반대로 줄어들 수밖에 없다. 또 원달러 환율 상승 방어를 위해 외환당국이 외환보유액의 달러를 시중에 풀어도 외환보유액은 감소한다.
하지만 은행 등 금융기관들이 연말 BIS(국제결제은행) 기준 위험자산 대비 자기자본비율을 고려해 보유 달러를 한은 계좌에 넣으면서 전체 외환보유액은 다소 늘었다. 한은에 예치한 외화예수금은 안전자산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금융기관 입장에서 위험자산 비중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다만 12월 말 기준 외환보유액만 보면 2019년(4088억 2000만 달러) 이후 5년 만에 가장 적었다.
12월 말 기준 우리나라 외환보유액 구성을 자산별로 나눠보면 국채·회사채 등 유가증권(3666억 7000만 달러)과 IMF(국제통화기금)에 대한 특별인출권(SDR·147억 1000만 달러)이 각 57억 2000만 달러, 1억 8000만 달러 줄었다. 반면 예치금(252억 2000만 달러)은 60억 9000만 달러 불었다. 금의 경우 시세를 반영하지 않고 매입 당시 가격으로 표시하기 때문에 전월과 같은 47억 9000만 달러를 유지했다.
한국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11월 말 기준(4154억 달러)으로 세계 9위 수준이다. 중국이 3조 2659억 달러로 가장 많았고, 일본(1조 2390억 달러)과 스위스(9251억 달러), 인도(6594억 달러), 러시아(6165억 달러), 대만(5780억 달러) 등의 뒤를 이었다.
한편 작년 한 해 전체로는 외환보유액이 2023년 말(4201억 5000만 달러)과 비교해 45억 5000만 달러 줄었다. 2022년 이후 3년 연속 감소지만 감소폭이 2022년(-399억 6000만 달러)보다는 작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