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또래 살인 10대 “다른 이성과 관계 싫어서”

강대한 기자 kdh@busan.com 2024-12-30 13:36:08

지난 25일 경남 사천시 한 아파트 앞 도로에서 피의자 A 군이 배회하는 모습이 찍힌 CCTV 영상. 부산일보 DB 지난 25일 경남 사천시 한 아파트 앞 도로에서 피의자 A 군이 배회하는 모습이 찍힌 CCTV 영상. 부산일보 DB

크리스마스 날 흉기를 휘둘러 또래 여학생을 살해한 10대(부산일보 12월 27일 자 2면 보도)가 이성에 대한 집착·오해 등으로 인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30일 경남경찰청에 따르면 살인 혐의로 구속된 A(17) 군은 경찰 조사 과정에서 “B 양에게 남자친구가 생긴 것 같았고, 자신 외 다른 이성과 새로운 관계를 맺는 것이 너무 싫어 살해 후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다”고 진술했다.

A 군은 지난 25일 오후 8시 50분께 사천시 한 아파트 앞 도로에서 B(16) 양에게 흉기를 여러 차례 휘둘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범행 직후 A 군은 흉기로 자해를 시도했으나 생명에 지장은 없는 상태로 병원에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경찰에 따르면 강원도에 거주하는 A 군은 4년 전 SNS 단체대화방을 통해 B 양을 알게 됐다. 지속해서 단체 채팅으로 연락을 주고받다가 올해 들어 1대 1 대화를 했다. 그러나 올 4월께 B 양이 자신에게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음을 느낀 A 군은 이때부터 흉기를 구입하는 등 범행을 계획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A 군이 B 양의 SNS 사진 등을 통해 이성 친구가 생겼다고 생각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피해자 B 양의 친구들이 B 양을 추모하며 사건 현장에 놓아 둔 우유와 핫팩. 부산일보 DB 피해자 B 양의 친구들이 B 양을 추모하며 사건 현장에 놓아 둔 우유와 핫팩. 부산일보 DB

이후 A 군은 지난 16일 SNS를 통해 B 양에게 “줄게 있다”며 크리스마스 날 대면 만남을 요구하며 B 양이 거주하던 아파트 주소 등을 알아냈다. 범행 당일 오후 2시께 강원도에서 시외버스를 타고 마산을 거쳐 오후 7시 40분께 사천에 도착한 A 군은 B 양을 만나서 미리 준비한 흉기를 휘둘렀다. A 군이 소지하던 가방에서는 흉기 외 둔기와 휘발유도 발견됐다. 흉기와 둔기는 범행 실행 도구로, 휘발유는 분신을 시도하기 위해 온·오프라인을 통해 사들였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범행 당시 A 군은 술이나 약물에 취한 상태도 아니었으며, 두 사람은 이날 처음 얼굴을 직접 본 사이로 확인됐다. 또 A 군은 지난해 다니던 학교를 자퇴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A 군의 심리분석과 함께 사용하던 PC와 휴대전화 포렌식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A 군은 차분한 표정으로 범행을 시인하고 있다”라면서 “진술의 신빙성과 사건 경위 등에 대해 다각도로 수사해 마무리되는 대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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