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꽁 언 골목상권 녹일 돈 보따리 푼다

설 연휴 맞아 부산 16개 구·군
29억 원 규모 공공 선결제 진행
일부 지역화폐 인센티브 확대
시, 명절 물가 안정 대책 수립
시의회·부산은행, 2000억 지원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2025-01-15 07:10:00

지난해 12월 부산 영도구 남항시장 음식점에서 박형준 시장과 안성민 시의회 의장, 양재생 부산상공회의소 회장 등이 '착한결제 캠페인'을 하고 있다. 부산일보DB 지난해 12월 부산 영도구 남항시장 음식점에서 박형준 시장과 안성민 시의회 의장, 양재생 부산상공회의소 회장 등이 '착한결제 캠페인'을 하고 있다. 부산일보DB

경기 한파에 얼어붙은 골목상권을 녹이기 위해 부산시와 기초지자체, 시의회와 은행이 팔을 걷는다. 설 연휴를 앞두고 부산 16개 구·군은 30억 원 규모의 공공 선결제를 진행하고, 별도의 지역화폐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로 했다. 부산시의회도 이달 부산은행과 함께 2000억 원 규모의 대규모 생계 자금과 대환대출을 내놓는다. 지난해에 이은 두 번째 민관 합작 금융 지원 프로그램이다.

14일 부산시와 지자체에 따르면 시 주도로 진행되는 ‘부산 착한 결제(선결제)’에는 16개 전 구·군이 동참하기로 했다. 선결제로 총 29억 503만 원을 지출할 예정이다. 편성된 업무추진비를 최대한 빠르게 관내 소상공인 사업장에서 소진해 골목 상권의 자금 경색을 완화시키겠다는 것. 부산진구 2억 7939만 원, 해운대구 2억 3055만 원, 남구 2억 2700만 원을 편성할 정도로 동참 열기가 높다. 이들 공공 선결제는 설 연휴 전에 예산의 절반 이상이 소진된다. 나머지 예산도 오는 3월까지 집행할 예정이다.

한 푼이 아쉬운 설 연휴를 앞두고 소상공인들은 선결제로 들어올 목돈 소식에 기대를 나타낸다. 영도구 동삼동에서 5년째 곰탕집을 운영 중인 A 씨는 “경기가 안 좋아지면서 저녁 손님이 확 줄었는데 선결제로 목돈이 들어오니 그래도 마음이 한결 편하다”고 말했다.

여기에 더해 지역화폐 인센티브를 조정해 소비를 촉진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남구는 이달만 ‘오륙도페이’ 인센티브 비율을 기존 5%에서 10%로 높인다. 오륙도페이 10만 원을 미리 구매하면 5000원이 아닌 1만 원이 환급되는 셈이다. 동구 역시 ‘이바구페이’ 인센티브 비율을 이달 5%에서 10%로 조정했다.

부산시는 오는 4월 초까지 ‘부산형 착한 결제 인증 이벤트’를 이어간다. 공공 선결제로는 부족해 민간 차원의 선결제도 독려하겠다는 의미다. 이 기간 부산 향토 업체에 10만 원 이상을 선결제한 뒤 영수증 등으로 이벤트에 응모하면, 추첨을 통해 4월까지 매주 78명을 선정해 1300만 원 상당의 모바일 온누리상품권을 지급한다.

부산시 중소상인지원과 측은 “대형마트와 온라인 업소를 제외하고 식당, 네일 숍, 미용실 등 업종 상관없이 향토 업체에 선결제할 수 있다”고 밝혔다.

부산시는 쌈짓돈을 푸는 한편 유관 기관과 연휴 물가 안정 대책 논의에 들어간다. 16일 부산시청에서 행정부시장 주재로 농수산식품유통공사, 공정거래위원회, 국세청 등과 함께 명절 물가안정대책회의가 열린다. 부산시 경제정책과 관계자는 “과일, 고기, 생선 등 식품 공급을 확대하는 방안과 동백전 소비를 늘리는 대안 등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금정구를 비롯해 동구, 동래구, 사상구 등 기초지자체도 물가 상승을 막기 위한 종합상황실을 운영할 예정이다. 성수품 가격을 특별 점검하고 일부에서는 청소 요금과 쓰레기봉투 가격 등 공공요금 가격을 동결하기로 했다.

부산시의회는 시금고를 사수한 부산은행과 두 번째 민생 경제 회복 협약을 맺기로 했다. 부산시의회와 부산은행은 지난해에도 민생경제특별위원회 주도로 500억 원 규모의 협약을 맺고 소상공인과 취약 계층 청소년에 금융 지원을 제공한 바 있다. 이번 협약은 지난해 맺은 협약의 4배에 달하는 2000억 원이다. 이 한도 내에서 자영업자의 고금리 대출을 갈아타게 하는 한편 취약계층의 생계 자금을 저리로 지원할 방침이다.

부산시의회 안성민 의장은 “지원책이 나오기까지 리스크 관리 등 철저한 준비를 해준 부산은행에 감사 드리며 이번 금융 지원책이 설을 앞둔 부산 시민에게 큰 힘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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