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잘 나가던 한국 대기업, 관세로 반도체·IT·자동차 타격”

리더스인덱스 북미 매출 분석
작년 3분기 19.5% 증가 집계
“북미 의존도 이전보다 높아져
현지 생산량 늘리기는 불가피”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 2025-02-11 18:16:35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달 12일부터 미국에 수입되는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한 데 이어 자동차·반도체 등의 관세도 검토 중이라고 밝히면서 큰 타격이 예상된다. 11일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선적부두 옆 야적장에 있는 완성차. 연합뉴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달 12일부터 미국에 수입되는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한 데 이어 자동차·반도체 등의 관세도 검토 중이라고 밝히면서 큰 타격이 예상된다. 11일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선적부두 옆 야적장에 있는 완성차. 연합뉴스

지난해 북미 시장에서 한국 주요 기업들의 매출이 20%가량 증가한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본격화할 경우 올해 우리나라 반도체·IT·전기전자,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실적에 악영향이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관세가 부과되면 가격 경쟁력을 잃어 수요가 감소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11일 기업 분석 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지난해 3분기 보고서를 제출하고 북미 지역 매출을 별도 공시한 100개사를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의 작년(1~3분기) 북미 매출은 전년 동기(262조 2714억 원)보다 19.5% 증가한 313조 5231억 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조사 대상 기업의 전체 매출도 1042조 1534억 원에서 1117조 3468억 원으로 증가했으나, 북미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25.2%에서 28.1%로 2.9%포인트 상승했다. 북미 의존도가 더 높아졌다는 의미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IT·전기전자 분야 매출 증가가 가장 두드러졌다.

이 업종에서 지역별 매출을 공시한 12개 기업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북미 실적은 114조 251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7%(34조 1871억 원)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매출 증가율(26.1%)보다 약 2배 높은 수준이다.

특히 고대역폭 메모리(HBM)로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을 선점 중인 SK하이닉스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미국 매출은 3배 가까운 성장을 보였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도 미주 지역 매출이 24.0% 증가했고, 전력 수요 증가로 효성중공업과 LS일렉트릭의 북미 매출도 각각 57.3%, 12.3% 늘었다.

자동차 업종 역시 북미 시장 매출이 증가했다. 현대차는 지난해(1~3분기) 북미에서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한 57조 3826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기아도 같은 기간 12% 매출이 상승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지난해 10월 보고서에서 미국이 양자 자유무역협정(FTA)이 있는 한국을 포함해 보편 관세를 부과하고, 주요국이 맞대응하는 최악 시나리오가 펼쳐진다면 한국 수출이 최대 448억 달러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 시간) 예고대로 미국에 수입되는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25%의 관세 부과에 서명하면서 “자동차, 반도체, 의약품 관세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리더스인덱스 박주근 대표는 “다국적 관세가 붙으면 미국으로 수출하는 제품의 가격이 상승하고 이에 따라 수출이 줄어 매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며 “미국에 생산기지를 가지고 있는 기업들은 미국 내 생산량을 늘리는 고민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면보기링크

포토뉴스

가장 많이 본 뉴스

  • 사회
  • 스포츠
  • 연예
  • 정치
  • 경제
  • 문화·라이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