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 2025-07-03 18:35:33
‘구도’ 부산의 상징인 사직야구장 재건축 사업이 두 번 만에 정부 중앙투자심사(중투심)를 통과해 급물살을 타게 됐다. 목표대로라면 2031년에는 미국 메이저리그 수준의 프리미엄 야구장이 재탄생한다. 3000억 원 가까운 사업비 확보 방안은 해결해야 할 과제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3일 기자회견을 열고 “사직야구장 재건축 사업의 행정안전부 중앙투자심사 통과로 부산 시민의 오랜 바람이던 사직야구장 재건축 사업이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게 됐다”고 말했다.
부산시의 사직야구장 재건축 사업은 두 번 도전 끝에 중투심을 ‘조건부 통과’했다. 행안부가 내건 조건은 민간 자본 유치, 자체 재원 조달 방안 확보, 대체 구장의 안정적 운영 등이다. 박 시장은 “의례적으로 붙이는 조건이고, 시가 준비해온 것들이라 특별히 어려운 조건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시는 총 사업비 2924억 원을 국비 299억 원, 시비 1808억 원, 민자 투자(롯데자이언츠) 817억 원으로 구성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4월 첫 중투심에서 행안부는 전체 사업비 가운데 국비 299억 원 확보 방안이 불투명하다는 이유로 사업을 반려했다.
이에 시는 두 번째 도전에서는 롯데자이언츠가 부담하기로 한 금액을 제외한 나머지는 일단 전액 시비로 충당하는 안을 내서 통과했다. 시는 하반기에 문화체육관광부 공모 사업에서 국비를 지원받아 시의 재정 부담을 낮추고 사업 안정성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박 시장은 “문체부와 그 정도 금액에 대해서는 사전 협의된 바가 있기 때문에, 국비를 신청해서 관철시킬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시는 올해 내년 본예산 편성을 위한 행정 절차를 밟고, 내년 1월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을 리모델링해 운영할 임시 구장 설계에 들어가 2027년부터 1년간 공사를 하게 된다. 임시 구장은 2028년 3월부터 3년간 롯데자이언츠의 구장으로 사용된다.
새로운 야구장은 내년 1월 설계 공모에 들어가 기본설계와 실시설계를 거친 뒤 2028년부터 2030년까지 공사를 하게 된다. 이어 2031년 3월 시즌에 맞춰 개장을 한다는 목표다.
박 시장은 “북항 야구장 관련 시민들의 기대가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면서 “이런 시민들의 기대와 소망을 담아 사직야구장은 단순한 리모델링이 아니라 최첨단 기술과 친환경 설계가 접목된 리노베이션을 통해 MLB 수준의 세계적인 프리미엄 야구장으로 재탄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야구장 안팎을 복합 문화공간으로 조성해 경기가 없는 날에도 시민들이 찾고 즐길 수 있는 부산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박 시장은 ‘북항 야구장’에 대해 “그런 꿈의 구장을 그릴 수 있는 자유가 있지만 부지 매입이나 특별법 등 거쳐야 하는 절차가 까다롭다”며 “2조 원 가까운 예산을 투입할 민간 사업자가 나선다면 고려해 보겠지만, 그 때까지 기다리면서 시민에게 희망 고문을 드리는 것보다는 사직야구장을 빨리 만들어 시민들이 좋은 경기장에서 야구 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장기적으로 북항 1, 2단계 개발이 계속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좋은 계획이 제기되고 현실성, 타당성이 있는 사업이 진행된다면 부산시도 노력하겠다”고 여지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