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여행 다녀오다 납치당할 뻔" 박항서 경험담 재조명

김은지 부산닷컴 기자 sksdmswl807@busan.com 2025-10-11 19:26:35

박항서 전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 연합뉴스 박항서 전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 연합뉴스

최근 캄보디아에서 한국인 취업 사기·감금 피해 사례가 급증하는 가운데, 박항서 전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이 납치 위기를 겪었던 경험담이 다시 조명을 받고 있다.

박항서는 작년 3월 방영된 SBS '신발 벗고 돌싱포맨'에서 아내와 함께 납치될 뻔한 적이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베트남 독립기념일에 3박 4일 휴가를 받고 아내와 캄보디아로 여행을 갔다 왔다"며 "베트남 공항에 도착하니 밤 11시였다. 택시가 없어서 두리번거리고 있으니까 한 젊은 친구가 손을 흔들면서 다가왔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택시에 타자마자 음악 소리부터 이상했다"며 "기사가 자꾸 내 지갑을 보더라. 한국 돈과 베트남 돈을 바꾸자고 해서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박항서는 "우리집 가는 길을 내가 아는데, 갑자기 우측 산길로 빠졌다"며 "왜 여기로 가냐고 하니까 '오피스에 간다'고 하더라. 멈추라고 해도 비포장도로로 계속 달렸다"고 아찔했던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다 차가 어느 공터에서 섰고, 그는 "끌려왔구나 싶었다. 일단 아내에게 침착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당시 10명 정도의 사람이 앉아서 차를 마시고 있었는데, 박항서는 그중 자신을 아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갖고 차에서 내렸다고 했다. 그는 "누군가 '미스터 박? 박항서?' 그러더라. 다 알아듣지는 못했지만 빨리 보내라고 하는 것 같았다"며 "대장 같은 사람이 와서 나와 아내를 차에 태워 보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이야 웃으면서 말할 수 있지만 당시에는 진짜 황당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이 일화는 최근 동남아 국가에서 한국인을 상대로 한 범죄가 잇따르면서 다시 조명 받고 있다.

지난 8월에는 캄보디아 박람회를 다녀오겠다며 출국한 20대 한국인 대학생이 숨진 채 발견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현지 경찰은 사망 원인을 '고문으로 인한 심장마비'라고 공식 발표했다.

또 지난달에는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 한복판에서 50대 한국인 남성이 납치돼 고문을 당하는 사건도 있었다.

외교부는 10일 오후 9시부로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 대한 여행 경보를 '특별여행주의보'로 상향 조정했다. 외교부는 "캄보디아 내 특별여행주의보 발령 지역 방문을 계획하고 계신 우리 국민께서는 긴급한 용무가 아닌 한 방문을 취소하거나 연기해주시기 바라며, 동 지역에 체류 중인 우리 국민께서는 신변 안전에 특별히 유의하여 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또한 조현 외교부 장관은 10일 캄보디아에서 한국인 취업사기·감금 피해사례가 급증하는 것과 관련해 주한 대사를 초치해 대책 마련을 강하게 촉구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조 장관은 이날 오후 쿠언 폰러타낙 주한캄보디아 대사를 외교부로 불러 캄보디아에서 한국인의 취업사기·감금 피해가 지속 발생하고 있는 데 대해 정부의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그러면서 온라인 스캠 근절을 위한 캄보디아 정부의 신속하고 실질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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