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 2026-01-06 10:40:10
5일(현지 시간) 구치소에서 법정으로 강제이송되는 베네수엘라 마두로 대통령 부부. 로이터연합뉴스
미군에 의해 체포돼 미국으로 압송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5일(현지 시간) 뉴욕 법원에 출석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자신이 납치됐다고 주장하면서 모든 범죄 혐의를 부인했다.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부통령은 미국으로 압송된 마두로 대통령 부재에 따른 통치권 수행을 위해 임시 대통령에 취임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이날 정오 맨해튼의 뉴욕 남부연방법원에서 열린 기소인부절차에 출석해 “나는 결백하며 유죄가 아니다. 나는 품위 있는 사람이다”라고 말하며 마약 밀매 공모 등 자신에게 적용된 4개 범죄 혐의에 대해 모두 무죄를 주장했다.
그는 “나는 여전히 내 나라의 대통령”이라며 모국에서 납치돼 이 자리에 왔다고 주장했다. 기소인부절차는 판사가 피고인에게 유무죄 여부를 묻는 미국의 형사재판 절차다.
이날 함께 법정에 출석해 남편 옆에 자리한 영부인 실리아 플로레스도 자신을 “베네수엘라의 퍼스트레이디”라며 “나는 무죄이다. 완전히 결백하다”며 자신에게 적용된 범죄 혐의에 대해 결백을 주장했다.
플로레스의 변호인은 그녀가 미군에 의해 체포될 당시 부상을 입어 치료를 요청한 상태라고 법정에서 말했다.
마두로 대통령 변호인인 배리 폴락 변호사는 “지금은 석방을 요청하지 않는다”며 보석을 신청하지 않았음을 밝혔지만 추후 신청할 가능성을 열어뒀다.
미 남부연방지검은 앞서 마두로 대통령을 마약 테러 공모, 코카인 수입 공모, 기관총 및 파괴적인 살상 무기의 소지 및 소지 공모 등 4개 혐의로 마두로 대통령을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마두로 대통령이 마약 카르텔과 공모해 수천 톤의 코카인을 미국으로 밀반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으면 종신형에 처해질 수 있다.
마두로 대통령 부부는 미군의 전격적인 군사작전이 이뤄진 지난 3일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의 안전가옥에서 미군과 미 법무부 당국자에 의해 체포돼 같은 날 미국 뉴욕으로 압송됐다.
이날 범죄인부 절차 심리는 앨빈 헬러스타인 예심 판사가 맡았다. 1998년 빌 클린턴 당시 대통령에 의해 임명된 헬러스타인 판사는 마두로 대통령이 연관된 마약 사건을 10년 넘게 담당해왔다. 마두로 대통령 부부에 대한 다음 심리는 오는 3월 17일을 열릴 예정이다.
한편 이날 오후 심리 종료 후 법원 인근에선 마두로 대통령이 독재에 대한 심판을 받아야 한다는 시위대와 미군의 마두로 대통령 체포 군사작전을 비판하는 시위대가 모여들며 이 일대 긴장감이 높아졌다.
마두로 대통령 부재에 따라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부통령이 통치권 수행을 위해 5일 임시 대통령에 취임했다.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은 이날 카라카스에 있는 베네수엘라 국회의사당에서 임시 대통령 취임 선서를 한 뒤 “저는 불법적인 군사적 침략으로 인해 베네수엘라 국민이 겪은 고통에 대한 슬픔을 안고 이 자리에 왔다”며 “저는 미국에 인질로 잡힌 두 영웅, 마두로 대통령과 영부인 실리아 플로레스의 피랍에 깊은 고통을 느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