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 2026-03-01 18:43:24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이스라엘과 미국의 공습으로 무너진 이란 수도 테헤란의 한 건물에서 수색과 구조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했지만 당장 ‘이란의 봄’이 오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하메네이 사망 이후 강경파 후계자들이 전시 상황에서 실권을 쥘 것이라는 현지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란 민중 중심이 아닌 미국의 군사 작전을 발판으로 실제 민주화가 이뤄지긴 어렵다는 평가다.
이란 국영 IRNA통신은 최고지도자 유고 시 권한 대행을 규정한 헌법 111조에 따라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 골람호세인 모흐세니 에제이 사법부 수장, 헌법수호위원회의 이슬람법 전문가 1명 등 3명이 지도자위원회를 구성해 과도기에 최고지도자의 임무와 권한을 대행한다고 1일(현지 시간) 밝혔다.
하메네이의 최측근 인사이자 고문 모하마드 모흐베르 전 수석부통령도 이 매체에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헌법에 따라 이란 헌법기구 전문가위원회는 되도록 신속히 차기 최고지도자를 선출해야 한다.
이란 전문가들은 제도적으로 구성된 임시 지도자위원회보다는 모흐베르 전 부통령과, 현재 군사·안보를 총괄하는 알리 라리자니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이 전시 상황에서 실권을 쥐게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들을 중심으로 결사 항전이 예상된다. 라리자니는 “시온주의자(이스라엘) 범죄자들과 파렴치한 미국인들이 그들의 행동을 후회하도록 만들어주겠다”고 밝혔다.
하메네이 사망으로 실제 체제 전복이 이뤄질지 국제적인 관심이 쏠리지만 현재까지 전망은 어두운 상황이다. 하메네이 부재로 인한 대안 세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미국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지난 1월 시위 당시 이란 정권 축출 시나리오 중 하나로 미국에 의한 하메네이 실권을 꼽으면서, 이 경우 정권 수뇌부 자리로 밀고 들어갈 만한 통일된 반정부 세력이 이란에 없다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1월 이란에선 경제난 심화 등에 항의하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전역에서 벌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 공습부터 하메네이 사망까지 발표하면서 이란 국민이 들고 일어서 새 정부를 세울 때라고 촉구했다.
무엇보다 이란 시민이 배제된 체 미국의 군사 작전을 발판으로 민주화가 이뤄지고 유지되는 것이 가능할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된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사설에서 “군부가 정권을 장악하고 탄압을 강화할 수도 있고, 민족 구성이 다양해 내전과 불안정이 이웃 국가 군의 개입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작성했다. 로이터 통신도 “이란 통치 체제의 복잡성, 지지 기반의 이념적 성격,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의 권력 때문에 향후 일어날 일을 예측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