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pressjkk@busan.com | 2026-03-23 09:48:07
지난 1일 이란 테헤란에서 연설하는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의 모습. 신화통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8시간 내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지 않으면 이란 발전소를 초토화시킨다'는 최후통첩을 날린 가운데, 이란 대통령과 외무장관은 굴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22일(현지 시간) 소셜 미디어 X에 글을 올려 "이란을 지도에서 지워버리겠다는 환상은 역사를 만드는 국가(이란)의 의지에 반하는 절박한 발악"이라며 "협박과 테러는 우리의 단결을 강화할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호르무즈 해협은 우리 국토를 침범하는 자들을 제외한 모두에게 열려 있다"며 "우리는 전장에서 광기 어린 위협에 단호히 맞서겠다"고 덧붙였다.
이란 대통령의 이러한 선언은 트럼프 대통령의 최후통첩 15시간 만에 나온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 오후 8시께 "만약 이란이 지금으로부터 48시간 이내에 아무 위협 없이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개방하지 않으면, 미국은 가장 큰 발전소를 시작으로 이란의 각 발전소를 공격해 초토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EPA연합뉴스
이와 관련해 마이크 왈츠 주유엔 미국 대사는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통제하면서 전쟁에 활용하는 이란의 발전소 등 에너지 시설 가운데 "가스 화력발전소와 기타 유형의 발전소"가 잠재적 표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수천명 규모의 미 해군과 해병대 병력이 중동으로 향하고 있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서 익명의 이스라엘 당국자는 "그 해병대원들은 장식용으로 오는 게 아니다"라며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개방됐다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출구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란군을 통합 지휘하는 중앙군사본부 하탐 알안비야의 에브라힘 졸파가리 대변인은 전날 "이란 발전소를 겨냥한 미국의 위협이 실행되면 호르무즈 해협은 완전히 폐쇄되고 발전소가 재건될 때까지 다시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맞섰다.
압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부 장관도 22일 X에 올린 글에서 "호르무즈 해협은 봉쇄되지 않았다. 선박들이 (통행을) 주저하는 이유는 이란이 아니라 당신(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으로 일으킨 전쟁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떤 이란인도 협박을 더 한다고 해서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협박을 하지 말고) 존중을 시도해보라"며 "항행의 자유는 통상의 자유 없이 존재할 수 없다. 둘 다 존중하지 않으면, 그 중 어느 쪽도 기대할 수 없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 로이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