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검 실제 수사 검사 33%수준…수사 지연에 사건 적체 심각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2026-04-01 18:55:00

오는 10월 검찰청 폐지를 앞두고 줄 사직과 특검 차출 여파가 겹치며 부산지방검찰청의 실제 수사 검사가 정원의 33%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턱없이 부족한 인력 탓에 사건 처리가 지연되면서 부산지검의 미제 사건은 1년 만에 배 넘게 폭증하는 등 심각한 수사 공백이 현실화하고 있다.

1일 부산지검에 따르면, 현재 검사 정원 84명 중 52명이 근무하고 있다. 이 중 공판 검사 10명, 부장 검사 이상 간부 14명 등을 제외하면 실제 사건을 직접 수사하는 검사는 28명에 불과하다. 전체 정원의 33.3%다.

검사 수 부족으로 인한 부산지검의 사건 적체도 심각한 상황이다. 부산지검 미제 사건은 2024년 4383건에서 올해 2월 9402건으로 배 넘게 증가했다. 이는 부산지검만의 문제가 아니다. 같은 기간 전국 검찰청의 미제 사건도 6만 4546건에서 12만 1563건으로 배 가까이 늘었다. 미제 사건은 송치 후 3개월이 지나도 기소 여부가 정해지지 않은 사건을 말한다.

부산지검 관계자는 “부산지검은 전국적으로 사건이 많은 곳인데 현재 수사 검사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특히 최장 20일로 기한이 정해진 구속 사건이 많아, 구속 사건이 들어오면 다른 사건 처리에 차질이 생긴다”고 밝혔다. 이어 “게다가 검찰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도 우호적이지 않고, 내부적으로 검찰청 폐지 등을 앞두고 분위기가 좋지 않다”고 덧붙였다.

검사 인력 부족은 전국적인 상황이다. 전국 10개 차장검사를 둔 지방검찰청 지청의 실제 근무 검사 수는 총 213명으로 전체 정원(383명)의 55%다. 특히 대전지검 천안지청 등 일부 지청은 정원의 50% 이하로 떨어졌다. 부산지검 서부지청은 54%, 동부지청은 55% 수준이다.

이는 검사들의 대규모 사직 등으로 인력이 빠져나간 탓이다. 실제로 올해 1~3월 전국적으로 58명이 사직해, 불과 3개월 만에 지난해 사직 규모(175명)의 33%에 달했다.

특히 젊은 검사들을 중심으로 무력감을 호소한다. 류미래(변호사시험 10회) 부산지검 검사도 지난달 26일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사직 의사를 밝히며 “직접수사권은 폐지되고 보완수사 여부도 불명확해 피해자에게 실질적으로 해줄 수 있는 일이 없다”고 말했다.

검사들의 특검·합수본 파견도 한몫한다.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기준 특검 5곳에 파견 중인 검사는 총 67명이다. 내란·김건희·순직해병 등 3대 특검(54명)과 상설특검팀(2명)은 수사 기간이 끝났지만, 일부 검사들이 남아 재판 등 공소 유지를 담당하고 있다. 부산지검을 포함한 일선 청에서는 검사 한 명이 빠질 때마다 남은 검사들이 수백 건의 미제 사건을 나눠 맡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이 같은 수사 인력 이탈과 미제 사건 폭증이 단순한 검찰 조직의 위기를 넘어, 사건 처리 지연과 기소 공백으로 이어져 범죄 피해자들의 권리 구제까지 늦어지게 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급격한 검찰청 해체 작업이 국가 형사사법 체계의 범죄 대응 역량 자체를 흔들고 있다는 것이다.

부장검사 출신 한 변호사는 “부산지검의 경우 사건이 송치돼도 기소가 되지 않는 등 일부 수사는 멈추다시피 했다”며 “사건이 워낙 밀리다보니 3~4개월 지연된 사건은 아예 장기 미제 사건으로 치지도 않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검찰청이 해체되면 경찰 수사를 견제하고 시정해 주던 기능이 사라져, 결국 변호사를 선임할 여력이 없는 서민들이 직격탄을 맞게 될 것”이라며 “신설되는 중수청과 공소청이 자리를 잡기까지 최소 2~3년의 과도기가 불가피한데, 그 혼란 속에서 힘없는 국민들의 억울한 사법 피해가 가장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런 문제 의식 속에 부산에서 이례적으로 학계와 법조계가 대안 모색을 위한 토론회를 갖는다. 한국비교형사법학회는 오는 3일 부산변호사회 대회의실에서 ‘국민의 입장에서 본 형사사법체계 개편의 주요 쟁점 대토론회’를 연다. 토론회에는 한국형사소송법학회, 검찰개혁추진단, 부산변호사회 등이 참석해 최근 불거진 수사 공백 사태의 부작용을 짚어보고 실질적인 해결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검찰. 연합뉴스 자료사진 검찰.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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