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폭락’ 삼천당제약, 불성실공시·계약 실효성 의혹에 신뢰 위기 직면

삼천당제약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예고
미국 계약 실효성 의문 등에 공매도 과열
3년 연속 ESG D등급 ‘내부통제 부실’ 우려도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2026-04-01 13:54:55

삼천당제약의 주가가 대규모 미국 라이선스 계약 공시 하루 만에 하한가로 폭락했다. 삼천당제약 제공 삼천당제약의 주가가 대규모 미국 라이선스 계약 공시 하루 만에 하한가로 폭락했다. 삼천당제약 제공

코스닥 시장 시가총액 1위에 등극했던 삼천당제약의 주가가 대규모 미국 라이선스 계약 공시 하루 만에 하한가로 폭락했다. 야심차게 발표한 독점 계약이 오히려 계약 실체에 대한 의구심을 키운 가운데, 한국거래소의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예고와 대주주의 지분 매각 소식 등이 겹치며 시장의 신뢰가 바닥으로 떨어진 모습이다. 이번 사태는 불투명한 정보 공개와 공시 규정 위반 등 여러 의혹에 휘말리며 시장의 냉정한 시선을 받고 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삼천당제약 주가는 직전일 종가 기준 29.98% 급락한 82만 9000원으로 마감했다. 이날 오전 10시 기준으로는 79만 4000원을 기록하며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삼천당제약을 공매도 과열 종목으로 지정하고 관련 공매도 거래를 금지했다. 만약 이날 주가가 5% 이상 급락한다면 공매도 금지 기간은 연장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주가 폭락의 주요 계기로 미국 독점 계약의 세부 내용을 문제 삼고 있다. 삼천당제약은 리벨서스·위고비 오럴 제네릭 등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와 관련해 미국 파트너사와 계약을 체결해 단계별 기술료(마일스톤) 1억 달러(약 1500억 원)를 확보했다고 공시했다. 그러나 글로벌 시장 규모 대비 선급금이 낮고 계약 상대방이 비공개로 처리되면서 계약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됐다.

영업이익의 90%를 삼천당제약이 수령하는 수익 배분 구조 역시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삼천당제약 측은 “파트너사가 예상한 10년간 매출 15조 원 중 순이익 90%를 수령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으나, 시장에서는 파트너사의 영업 역량이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나온 전망이라며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앞선 계약을 둘러싼 의구심도 나오고 있다. 지난달 알려진 유럽 계약의 경우 회사는 보도자료에 총계약 규모를 약 5조 3000억 원으로 발표했으나 전자공시에 명시된 계약금과 마일스톤은 약 508억 원이다. 회사 측은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계약서에 계약 기간 10년 동안의 연도별 판매 수량·가격·총매출이 명확히 기재돼 있다”고 했다. 하지만 제약·바이오 업계 관행인 ‘계약금+마일스톤’ 합산 방식으로 계산하면, 발표액과 공시 금액이 100배 이상 차이 나는 셈이다.

온라인상에서 제기된 삼천당제약의 ‘작전주’ 의혹도 주가에 악영향을 미치는 모양새다. 블로거 A 씨는 ‘코스닥 1위 주가조작 수사 요청’이라는 글에서 삼천당제약의 주가 흐름을 문제 삼으며 “역대 최악의 작전주라는 오명을 남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삼천당제약 측은 홈페이지 긴급 메시지를 올려 “유포된 악의적 허위 사실들은 머지않아 모두 거짓임이 드러날 것”이라고 블로거에 대한 형사고발 방침을 밝혔다.

업계에서는 전인석 삼천당제약 대표의 지분 매각 소식도 투자 심리를 더욱 위축시킨 것으로 본다. 전 대표는 지난달 24일 보유 중인 보통주 26만 5700주(약 2500억 원)를 시간 외 매매(블록딜) 방식으로 처분하겠다고 공시했다. 증여세 납부 목적이라는 설명이지만 시장에서는 ‘오버행’ 우려가 나온다.

한편 삼천당제약은 한국ESG기준원으로부터 3년 연속 최하위 D등급을 받았다. 내부통제·회계투명성 부문에서 낙제점을 받았다는 의미다. 한국거래소는 전날 삼천당제약에 대해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을 예고했다. 지난 2월 6일 영업실적 등에 대한 보도자료만 배포하고 공시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오는 23일 전에 최종 지정 여부가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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