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 2026-05-03 16:16:52
더불어민주당 천준호 원내대표 직무대행과 국정조사특위 위원들이 지난달 30일 국회 의안과에 '윤석열 정치검찰 조작기소 진상규명 특검법'을 제출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정부 검찰의 조작 기소 의혹’ 등을 수사할 특검법을 발의하자 야권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특검에 공소 취소 권한까지 부여해 이재명 대통령 재판을 지우려는 목적이라며 필리버스터 대응을 예고했다. 6·3 지방선거를 앞둔 야권은 정당 연대를 추진해 공동 규탄에 나서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3일 ‘윤석열 정부 조작 수사·기소 의혹 특검법안’에 대해 “공소 취소 특검은 도둑이 경찰을 임명하는 격”이라며 “도둑이 임명한 경찰이 도둑의 범죄를 없던 일로 만들고자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소수 야당으로서 할 수 있는 법적 수단이 제한되는 건 인정하지만, 숫자가 많다고 자기들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오만함에 대해서는 의석 수와 상관없이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이 지난달 30일 발의한 특검법에는 국정조사에서 다룬 7개 사건을 포함해 총 12개 사건이 수사 대상에 포함됐다. 이 대통령이 기소된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 비리, 쌍방울 대북 송금, 선거법 위반, 위증 교사 등 8개 사건을 특검이 다룬다. 특검은 이 대통령 당선 이후 재판이 중지된 해당 사건들의 공소를 취소할 권한도 부여받게 된다.
국민의힘은 특검법에 반대하며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으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도 예고했다. 송 원내대표는 “원내에서 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선 방법을 가리지 않고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했다. 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3일 논평에서 “‘이재명 방탄 입법’이 현실이 된 것”이라며 “사법 질서를 유린하고 삼권 분립을 파괴하는 중대한 권력 남용이자 헌정 유린”이라고 말하는 등 당내 비판도 지속되고 있다.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후보들도 비판에 나서며 특검법을 쟁점화하고 있다. 부산 북갑 보궐선거에 출마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3일 SNS에 “이 대통령이 자기 유죄 판결을 막기 위해 ‘공소 취소 특검’ 해서 ‘자기 사건 공소 취소’하면 명백한 탄핵 사유”라고 꼬집었다. 3선에 도전하는 박형준 부산시장도 지난 1일 SNS에 “대통령이 피고인인 사건 공소 취소 권한을 특검에 부여할 만큼 헌법과 법치주의를 치명적으로 위반할 줄은 상상도 못했다”며 “대통령이 임명하는 특검이 공소 취소권을 갖는다는 건 대통령이 법 위에 서겠다는 선언”이라고 했다.
야권에선 정당들이 공동 대응을 추진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조응천 개혁신당 경기도지사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긴박한 비상시국에 선거는 오히려 한가로운 이야기”라며 수도권 광역단체장 후보자 긴급 연석회의를 제안했다. 국민의힘 송 원내대표는 “정당들이 한자리에 모여 같은 목소리를 낸다는 건 매우 시의적절하고 중요한 제안”이라고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앞서 정의당도 지난 1일 “‘공소 취소’ 길 내는 조작 기소 특검법을 반대한다”며 “입법 권력이 대통령 엄호의 목적으로 특검법을 남용하고 사법 절차를 뒤흔드는 선례를 경계한다”고 성명을 발표했다.
민주당은 이르면 오는 7일 국회 본회의에서 특검법을 처리할 계획이다. 문금주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특검법 본질은 과거 정치검찰이 권력을 남용해 증거를 조작하고 없는 죄를 만들어낸 ‘국가 폭력’을 바로잡는 데 있다”며 “국민의힘은 ‘조작 검찰’의 대변인 노릇을 즉각 중단하라”고 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이날 부산 북구 구포시장에서 특검법 본회의 통과 시점을 묻는 말에 “오늘은 말을 아끼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