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 | 2026-05-20 21:00:00
부산 해운대구 마린시티와 일대 전경. 김종진 기자 kjj1761@
수도권 부동산 규제 강화와 집값 폭등으로 상경 투자가 어려워진 울산·경남·대구 등 타지 투자자들이 ‘똘똘한 한 채’를 위한 차선책으로 부산 부동산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 1분기 서울을 제외한 타 지역 거주자의 부산 아파트 매입량이 늘었는데, 특히 해운대구와 동래구의 외지인 매입량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20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 1분기(1~3월) 부산 아파트 거래량은 1만 436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619건에 비해 57.7%가 증가했다. 이 중 관할시도 외(서울 제외 기타) 매수자의 거래량은 올 1분기 1297건으로, 지난해 1분기(787건)에 비해 64.8%가 증가해 더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다. 서울 거주 매수자의 경우도 정부의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발표가 있었던 지난 2월 부산에서 253채를 매수하며 작년 2월 대비 10배 가까이 증가하는 등 반짝 급증세를 보여줬는데, 서울 외 타지인들도 부산 부동산 시장으로 뛰어든 이들이 많아진 것이다.
해운대구 아파트의 타지인 매수 증가세는 더욱 두드러졌다. 올 1분기 해운대구 아파트를 구입한 이들 중 매수자가 타지인(서울 제외 기타)인 거래 건수는 198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 62건 대비 219.4%가 증가해 3배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해운대구 전체 거래량이 86.2% 늘어난 데 비해 매우 큰 증가폭이다.
동래구의 경우도 외지인 매입량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올 1분기 매수자가 타지인(서울 제외)인 동래구 아파트 거래량은 139건으로, 전년 동기(52건)에 비해 167.3%가 증가했다. 동래구 전체 아파트 거래량이 58.6% 증가한 데 견줘 외지인 거래량이 눈에 띄게 늘었다.
부동산서베이 이영래 대표는 “정부의 수도권 부동산 규제 강화만 아니었다면 서울로 부동산 투자를 하러 갔을 울산, 경남, 대구 등 타지 사람들이 서울 대신 부산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2~3월 들어 이재명 대통령의 강력한 SNS 메시지 등으로 인해 지방 부동산 시장마저 위축되고 연초까지 이어지던 거래량 증가, 가격 상승세가 다소 꺾인 상황에서 나온 지표”라고 설명했다.
현장에서는 아파트 매매뿐 아니라 재개발 구역 내 빌라 등에서도 타지인 매수 증가세를 감지하고 있다. 부산 수영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최근 유명 유튜버, 부동산 스타 강사와 함께 온 다양한 지역 매수자들이 일대 재개발 물건을 대거 사들인 바 있다”면서 “서울 등 수도권 지역에 대한 부동산 규제가 강화됐고 집값 또한 ‘넘사벽’이 된 만큼, 갈 곳 없는 여유자금들이 부산 해수동 위주로 몰려오는 것 같다”고 전했다.
외지인 투자자를 언급할 때 주로 이들을 ‘서울 사람들’로 간주하고 ‘오션뷰’ 등에 높은 가치를 둔다. 하지만 실제 외부 투자자 중에는 서울을 제외한 시도 거주자가 훨씬 더 많은 만큼, 이들 투자자 시각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지난 3월 부산 아파트 거래 중 서울 거주 매수자 거래는 45건이었던 반면, 서울을 제외한 타지 거주 매수자 거래는 458건이었다.
동아대 강정규 부동산학과 교수는 “부산 부동산 시장을 서울과 비교하면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고 암울하게 여겨지지만, 서울을 제외한 다른 지역 거주자 관점에서 보면 부산도 똘똘한 한 채를 소유하기에 충분히 가치 있는 지역”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