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 2026-06-30 16:33:33
하정우(왼쪽) 민주당 북갑 지역위원장과 박홍배 사상 지역위원장.
더불어민주당 부산 지역위원회 재편의 윤곽이 드러났다. 하정우 전 AI미래기획수석과 현역 박홍배(비례) 국회의원이 각각 북갑과 사상 지역위원장을 맡는다. 기존 위원장 상당수는 자리를 지켰지만, 일부 지역은 직무대행 체제로 전환됐고 금정구와 연제구는 경선 지역으로 분류됐다. 지역위원장 인선이 마무리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차기 총선을 앞둔 부산 민주당 내부 경쟁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전날 당무위원회에서 지역위원장 인준의 건을 의결했다. 민주당은 전국 218개 지역위원회 위원장을 단수 의결하고, 25곳을 사고지역위원회로 판정했다. 11곳은 경선을 통해 지역위원장을 선출하기로 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11~15일 전국 254개 지역위원회 위원장 후보 신청을 받았다. 지역위원장은 당원 조직 관리와 지역 현안 대응, 선거 준비 등을 총괄하는 자리다. 사실상 지역구 관리의 시작이자 차기 총선을 염두에 둔 자리로 통한다.
부산에서는 11곳이 단수 의결됐다. 하정우 전 AI미래기획수석이 북갑 지역위원장으로 이름을 올렸고, 박홍배 국회의원은 사상 지역위원회, 박재범 남구청장 당선인은 남구 지역위원회를 맡게 됐다. 박영미(중영도), 최형욱(서동구), 서은숙(부산진갑), 홍순헌(해운대갑), 이재성(사하을), 변성완(강서), 유동철(수영), 최택용(기장) 지역위원장도 기존 체제를 이어간다.
사고지역위원회로 분류된 25곳 가운데 직무대행이 지명된 곳은 20곳이다. 부산에서는 부산진을 박광래 구의원, 동래 탁영일 구의회 의장, 사하갑 장용훈 신라대 교수, 북을 정명희 북구청장 당선인이 각각 직무대행을 맡는다. 지역위원장 신청자 3명을 대상으로 중앙당 면접이 진행된 것으로 알려진 해운대을은 사고지역위원회로 분류됐지만 적임자가 없다는 판단으로 직무대행은 지명되지 않았다.
부산에서 사고지역위원회로 지정된 곳은 대체로 차기 총선 출마가 거론되던 인사들이 지역위원장을 맡았던 지역이다. 사하갑은 재선인 최인호 전 국회의원이 HUG 사장에 취임하면서 공백이 생겼다. 부산진을은 이현 해양수산비서관이 2024년 총선에 출마했던 곳이다. 동래는 박성현 전 위원장이 캠코 상임감사로 자리를 옮겼고, 해운대을 이명원 전 위원장은 HUG 상근감사를 맡고 있다. 합구 가능성이 높은 북을은 정명희 북구청장 당선인이 직무대행으로 지역 조직을 관리하게 됐다.
경선 지역으로 분류된 곳은 전국 11곳이며, 부산에서는 금정구와 연제구가 포함됐다. 금정구에서는 이재용 전 직무대행과 김경지 변호사가 맞붙는다. 이 전 대행과 김 변호사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금정구청장 후보 경선을 치른 바 있다. 탄핵 국면 이후 꾸준히 금정구 지역위원회를 이끌어 온 이 전 대행은 조직 쇄신과 세대교체를 앞세울 것으로 보이고, 김 변호사는 지방선거 과정에서 쌓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승부에 나설 전망이다. 연제구에서는 이정식 전 직무대행과 정홍숙 구의원이 경쟁한다.
이번 부산 지역위원장 인선은 변화보다 안정에 방점이 찍혔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 전 수석과 박 의원을 제외하면 상당수 지역에서 기존 인물들이 자리를 유지했다. 사고지역위 지정도 전임 위원장들의 공직 이동과 차기 총선 출마 가능성을 고려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단수 의결된 일부 지역에서는 반발도 예상된다. 당내에서 당원 주권주의를 강조해 온 흐름과 달리 당원들의 선택권이 제한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서동구의 경우 치유의 철학을 앞세우며 침체의 늪에 빠진 원도심을 변화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힌 황정 서구약사회장이 지역위원장에 지원하며 신선한 바람을 예고했지만 기존 체제가 유지됐다. 사상구도 부산에서 가장 많은 후보들이 지역위원장 공모에 신청해 치열한 경쟁 구도를 보였다.
이번 부산 지역위원장 인선이 차기 총선 공천 경쟁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민주당은 6·3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전재수 부산시장 당선인의 지역구마저 내주며 부산 18개 의석 중 한 석도 확보하지 못했다. 차기 총선에서 의석 탈환을 노려야 하는 만큼, 지역위원장들의 조직 관리 능력과 지역 밀착 행보가 향후 부산 민주당의 경쟁력을 가를 변수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