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가야지' 구호 외치는 배재고 선수들. 유튜브 '강릉 야구 TV'·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고교야구대회에서 서울 배재고 야구부 학생들이 광주제일고등학교(광주일고)와의 경기 도중 지역 비하성 단체 응원을 해 물의를 빚은 가운데, 배재고 학생 선수들과 학교 측이 교육청의 조사를 받게 됐다.
30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서울시교육청은 이날 입장문을 내어 "담당 부서가 배재고를 방문해 사안 발생 경위와 현장 제지 여부, 학생 선수 지도 과정, 학교의 후속 조치 및 재발 방지 교육 계획을 종합적으로 확인·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은 "역사적 아픔을 희화화하거나 특정 지역을 조롱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표현은 교육적으로 절대 바람직하지 않으며, 학생 스포츠 현장에서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면서 "광주일고 야구부 선수단과 학부모님, 동문 여러분 그리고 광주시민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서울시교육청은 다만 "교육적 조치와 별개로 학생 개인에 대한 신상 공격이나 과도한 비난이 확산하는 일은 경계해야 한다"며 "이번 사안이 교육의 원칙과 절차 안에서 다루어질 수 있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배재고뿐 아니라 운동부를 운영하는 서울 소재 전 학교를 대상으로 경기장 내 혐오·차별 표현 근절, 상대 팀과 지역사회 존중, 스포츠정신, 인권 감수성, 역사 인식에 관한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앞서 배재고 야구부 일부 학생 선수들이 전날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81회 청룡기 전국 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경기에서 상대팀인 광주일고 선수 더그아웃을 향해 "가야지, 가야지, 스타벅스 가야지"라는 구호를 외쳤다. 이 중 한 학생은 "탱크 데이"라고 크게 소리치기도 했다. 이는 지난 달 스타벅스 코리아가 5·18 당일 텀블러 할인 이벤트를 시작하며 '5·18 탱크데이', '책상에 탁'이라고 홍보해 5·18민주화운동과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을 연상시킨다는 비난을 샀던 것을 상기시키는 조롱성이자 지역 비하성 구호로 해석됐다.
이규연 광주제일고등학교(광주일고) 교장이 전국 고교야구대회 도중 발생한 상대팀 배재고등학교의 응원 구호 논란과 관련한 항의서한을 전달하기 위해 30일 서울 송파구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를 방문하고 있다. 배재고 야구부 일부 학생 선수들은 지난 29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81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광주일고와 경기 중 상대 더그아웃을 향해 "스타벅스 가야지"라고 외쳤다. 연합뉴스
배재고 선수들의 계속된 구호에 광주일고 측은 "그만하라. 스타벅스가 왜 나오느냐"며 심판진을 통해 항의했고, 심판은 배재고 측에 주의를 줬다. 배재고는 경기 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사과문을 게재하고 "해당 학생 선수를 생활교육위원회에 회부해 학칙과 절차에 따라 엄중하게 처리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경기 후 SNS상엔 광주일고 선수단을 대표해 A 군이 입장을 밝힌 것처럼 보이는 글이 퍼졌다. 하지만 조윤채 광주일고 야구부 감독은 이날 연합뉴스 측에 "확인해 보니 A 군이 쓴 글이 아니었다"며 "원래 본인 계정도 아니었고, 누군가 아이디를 사칭해 쓴 글"이라고 밝혔다.
한편, '배재고 파문'이 일면서 지난 5월 14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80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준결승전에서 서울 충암고 소속 한 선수가 상대팀 광주일고 선수들에게 "내란의 요람"이라고 발언한 사실도 알려졌다. 이 역시 5·18 민주화운동을 내란에 빗대고 광주에서 온 학생들 비하한 표현으로,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와 서울시교육청 등의 조사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KBSA는 이날 홈페이지에 "현재 관련 경위와 진술을 종합적으로 확인하며 사실관계를 조사하고 있다"며 "7월 1일 협회 스포츠공정위원회를 개최해 관련 규정에 따라 공정하고 엄정한 절차를 거쳐 필요한 조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