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헌절에 ‘개헌’ 띄운 국회의장… 대통령은 “12월 3일 기념일로”

조정식, 17일 국회서 “개헌 매듭짓겠다”
이재명 “‘국민주권의 날’ 지정” 재차 언급
장동혁 제헌절 행사 불참, ‘올림픽공원’행
정점식은 경축식 참석, SNS 통해 쓴소리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2026-07-17 13:15:51

조정식 국회의장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78주년 제헌절 경축식에서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정식 국회의장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78주년 제헌절 경축식에서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78주년 제헌절을 맞아 이재명 대통령이 2024년 비상계엄이 선포된 12월 3일을 국가기념일인 ‘국민주권의 날’로 지정하겠다고 밝혔다. 조정식 국회의장은 제22대 국회에서 국민주권이 핵심인 개헌을 매듭짓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 대통령은 17일 SNS를 통해 “헌법이 선언한 국민주권과 자유, 민주주의 가치를 우리 삶 속에서 어떻게 지켜나갈 것인지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된다”며 “매년 12월 3일을 ‘국민주권의 날’로 지정해 그날의 의미와 정신이 다음 세대까지 온전히 계승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3일에도 특별 성명을 내 비상계엄 선포일을 법정 공휴일로 지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위대한 대한국민은 ‘빛의 혁명’을 통해 헌법에 새겨진 국민주권 정신이 삶 속에서 살아 숨 쉬고 있음을 온 세상에 증명했다”며 “국민주권 정부는 이 위대한 역사를 반드시 기억하고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13일 본격 출범한 ‘빛의 위원회’를 언급한 이 대통령은 “빛의 혁명의 기록을 체계적으로 수집, 보존해 K-민주주의가 세계 민주주의의 모범으로 널리 확산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빛의 위원회’는 윤석열 정부 비상계엄에 맞선 시민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기념일 지정과 기록물 관리, 상징물 설치 등의 사업을 추진하는 대통령 직속 위원회다.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토·농식품·해수부 등에 대한 부처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토·농식품·해수부 등에 대한 부처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가기념일뿐 아니라 개헌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도 표명됐다. 조 의장은 17일 제헌절을 맞아 2027년에 국민주권 개헌안을 마련하고, 2028년 5월까지 이어질 제22대 국회에서 ‘10차 개헌’을 성사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국회에서 제헌절 경축사를 통해 “국민 열망과 나라의 미래를 담은 개헌으로 시대적 책무를 완수해야 한다”며 “과거의 옷을 벗고 미래를 준비하는 새 옷으로 갈아입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의장은 이를 위해 “신속하게 개헌 추진 기구를 출범시키고, 내년에 본격적인 공론화를 거치며 지혜를 모으자”며 “의장 직속 헌법개정자문위원회를 발족시키고 개헌 로드맵과 의제를 정리하겠다”고 했다. 개헌안 주요 내용으로는 ‘5·18 민주화운동 정신 헌법전문 수록’, ‘대통령 계엄선포권 제한’, ‘권력구조 개편’, ‘선거관리 개혁’ 등을 꼽았다.

조정식 국회의장이 17일 국회에서 제78주년 제헌절 경축식에 앞서 열린 환담에서 국민의힘 정점식 원내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정식 국회의장이 17일 국회에서 제78주년 제헌절 경축식에 앞서 열린 환담에서 국민의힘 정점식 원내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제헌절 행사에 불참했다. 그는 대신 올림픽공원에서 열리는 집회에 참석하기로 했다. 장 대표는 “선거관리위원회와 선거 제도를 개혁할 때까지 싸워야 한다”는 뜻을 내비치며 17일을 ‘올공데이’로 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 대표와 달리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제헌절 경축식에 참석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 단독 원 구성 등에 항의해 국회 일정을 거부하며 제헌절 기념식에도 불참하려 했지만, 지난 16일 오후 9시께 “대승적 차원에서 참석키로 했다”고 입장을 바꿨다.

다만 민주당과 조 의장을 향해 쓴소리를 멈추진 않았다. 정 원내대표는 17일 SNS에 “여야 합의에 입각해 이뤄져야 할 원 구성부터 일방적으로 통보했고, 독단적으로 악법을 쏟아내며 폭주하고 있다”며 “야당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 대화와 협상의 의지도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헌법의 핵심적 가치 및 원칙이라 할 수 있는 표현의 자유, 삼권분립, 사법부 독립을 입법권으로 유린하고 있다”며 “6·3 국민 참정권 훼손 사태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 도입마저 미적거리고 있다”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조 의장이 ‘제헌절 전까지 원 구성이 완료돼야 한다’고 언급한 데 대해 “기한을 정해놓고 거대 여당이 맘대로 하겠다는 것은 제헌절의 의미가 될 수 없다”며 “제헌절은 야당을 향한 최후통첩의 알리바이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진심으로 제헌절을 기념하고 의미를 되새기고 싶다면, 우리 선배들이 보여준 정치의 품격에 비해 자신들이 얼마나 부끄러운지 반성부터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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