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 | 2026-07-17 20:19:01
낙동강하구지키기전국시민행동 등 7개 시민·환경단체 소속 70여 명은 17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벡스코 인근까지 행진하며 “낙동강하구를 세계자연유산에 등재하라”고 촉구했다. 김동우 기자 friend@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개최를 앞둔 부산시에 시민사회가 낙동강 하구의 세계자연유산 등재를 추진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낙동강하구지키기전국시민행동 등 7개 시민·환경단체는 17일 오후 1시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야외 광장에서 시민 행진 행사를 열고 부산시에 낙동강하구 핵심 갯벌과 을숙도의 세계자연유산 등재를 추진하라고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낙동강 하구는 이미 국가자연유산으로서 탁월한 가치를 인정받고 있지만, 이를 세계적 유산으로 격상시키려는 부산시의 의지는 찾아보기 힘들다”며 “지금까지 부산시가 낙동강 하구의 ‘보전’보다는 ‘이용’에 무게를 두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낙동강 하구는 큰고니와 넓적부리도요, 저어새, 등 멸종 위기에 처한 철새들의 주요 도래지다. 강과 바다가 만나는 기수역으로서 갯벌, 모래톱, 갈대밭, 습지 등이 어우러져 먹이와 휴식처가 필요한 철새들에게 최적의 환경을 제공한다고 평가받는다.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EAAF)에 속하는 우리나라에서도 핵심 지역이다.
낙동강 하구는 특히 천연기념물인 큰고니의 국내 최대 월동지다. 매년 겨울마다 큰고니 약 3000마리가 낙동강 하구를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단체는 낙동강 하구가 멸종 위기 철새들에게 서식지를 제공하기 때문에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되기 자격이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이들은 “앞서 2021년 서천·고창·신안·보성-순천갯벌이 ‘한국의 갯벌’이라는 이름으로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됐는데, 당시 주요 이유 중 하나가 이 갯벌들이 멸종 위기 물새들에게 중요한 서식지를 제공한다는 점이었다”고 밝혔다.
이날 참가자 70여 명은 영화의전당에서 부산도시철도 2호선 센텀시티역까지 “낙동강 하구 세계자연유산 즉각 등재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행진했다. 일부 참가자들은 큰고니 등 낙동강 하구의 생태계를 대표하는 동물을 형상화한 옷이나 모자를 착용했다.
이들은 행진 뒤 벡스코 인근에서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낙동강 하구 핵심 구역의 세계자연유산 등재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들 단체는 “잘 보전된 자연은 도시 경쟁력을 높이고, 삶의 질을 향상시킨다”며 “낙동강 하구의 세계자연유산 등재는 세계 최고의 브랜드 가치를 부산에 부여하는 동시에 낙동강 하구의 추가 훼손을 박는 항구적 장치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19일부터 부산에서 열리는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부산시가 낙동강 하구 보존에 어떤 방향성을 지녔는지 가늠할 수 있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이들 단체는 “세계유산의 가치를 논의하는 국제회의를 개최하면서, 정작 부산이 품고 있는 세계적인 자연유산의 등재 추진에 아무런 뜻을 밝히지 않는다면 이는 개최도시로서 책임 있는 태도라 할 수 없다”고 밝혔다.
낙동강하구지키기전국시민행동을 비롯한 부산과 전국의 시민단체 4곳은 오는 19일 센텀시티역 1번 출구에서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개최에 대응한 집중 행동을 벌이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이들은 최근 서울 종묘 앞 개발 계획, 갯벌 매립과 난개발 사례 등에서 드러난 유산 관리에 대한 한국 정부의 의지 부족을 규탄하고 세계유산 보호 원칙과 관리 체계 점검하기 위한 사회적 논의를 제안할 계획이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전 세계 문화·자연·복합유산의 보존 상태를 점검하고 신규 세계유산 등재 여부 등을 결정하는 세계유산협약의 최고 의사결정기구다. 이번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오는 19일부터 29일까지 벡스코에서 개최된다. 전 세계 21개국 대표단에서 약 3000명이 참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