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 | 2026-08-29 20:56:03
29일 오후 1시 서울 연세대 백양누리에서 에스컬레이터의 안전한 이용 방안을 논의하는 ‘모두의 토론회’가 열렸다. 행정안전부 제공
부산 도시철도 역사 중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서면역 에스컬레이터가 한 달에 두세 차례 가동을 멈추는 등 잦은 고장 원인으로 ‘한 줄 서기’가 지목(부산일보 8월 18일 자 2면 보도)되는 가운데 정부가 에스컬레이터 이용 행태와 안전 문제를 논의하는 국민 참여 토론회를 열었다. 행정안전부는 이용 행태 뿐 아니라 관리환경 등 다양한 측면에서 사고·고장 원인을 살펴보고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행안부는 29일 오후 1시 서울 연세대 백양누리에서 에스컬레이터의 안전한 이용 방안을 논의하는 ‘모두의 토론회’를 열었다고 밝혔다.
모두의 토론회는 국민 눈높이에서 공감도가 높은 정책 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국민 참여형 정책 토론회다. 이번 토론회는 일상에서 자주 발생하는 에스컬레이터 안전사고를 예방하고 안전한 이용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마련됐다.
국민이 일상적으로 이용하는 에스컬레이터에서는 넘어짐과 끼임 등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사고 발생 시 중상이나 사망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아 안전한 이용문화 확산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행안부에 따르면 1993~2025년 에스컬레이터 발생 사고 931건 중 중상·사망 비중은 약 65%(604명)에 이른다. 설치된 지 15년이 넘은 노후 설비도 전체의 48.4%를 차지한다.
이날 토론회는 전문가 발제를 시작으로 국민 참석자들이 직접 의견을 나누는 분임 토론, 그리고 토론자(패널)와 참석자 간에 자유롭게 묻고 답하는 플로어 토론 순으로 진행됐다.
한국산업관계연구원 공공행정본부 장계련 본부장은 ‘에스컬레이터 사고의 주요 원인과 이용 행태’를 주제로 발표했다. 장 본부장은 영국 혼잡역 실험에서 이용자 모두가 양쪽에 서서 이용했을 때 전체 수송량이 약 25∼30% 증가한 사례를 소개했다.
장 본부장은 “한 줄은 효율이고 두 줄은 안전이라는 단순한 구분보다 누구의 효율인지, 어떤 장소와 시간대의 효율인지를 함께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승강기대학교 승강기공학부 허윤섭 교수가 ‘에스컬레이터 제도·설비 현황과 관련 정책’을 주제로 발표했다.
허 교수는 “보행으로 발생하는 반복 충격과 한 줄 서기로 발생하는 편하중은 특정 부위에 반복적인 부담을 줄 가능성이 있고, 이는 설비의 수명주기와 유지관리 비용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후 가천대 국가안전대학원 허억 교수가 좌장을 맡고 한국교통대 교통에너지융합학과 이상민 교수와 한국승강기안전공단 유종철 사고조사단장, 박용훈 교통문화운동본부 대표가 토론자(패널)로 참여하는 토론과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이번 토론회에는 공개 모집으로 선정된 국민 200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분임 토론을 통해 일상에서 느낀 불편과 현실적인 개선 방안을 공유하고, 에스컬레이터 이용 방법과 안전문화 개선 방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에스컬레이터 이용 방식은 오랫동안 ‘한 줄 서기’와 ‘두 줄 서기’를 두고 논쟁이 이어져 왔다. 행안부가 토론회에 앞서 7개 광역시·도의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두 줄로 서서 움직이지 않고 이용한다’는 응답이 49.9%, ‘한쪽에 서고 다른 한쪽으로 걷는다’는 응답이 50.1%로 팽팽하게 맞섰다.
행안부는 이번 토론회에서 나온 국민들의 의견과 제안을 바탕으로 에스컬레이터의 안전한 이용 환경을 조성하고 실효성 있는 안전문화 개선 대책을 마련해 나갈 방침이다.
행안부 국민참여정책과 관계자는 “이번 토론회는 한 줄 서기와 두 줄 서기 중 어느 한쪽을 정하는 데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이용 행태와 설비 특성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 안전한 이용 방법을 찾기 위한 자리”라며 “국민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실효성 있는 안전 대책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