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 피부처럼 부드럽게 늘어나는 차세대 웨어러블 바이오인터페이스 개발

심현석·박성윤 교수팀, 10가지 손동작을 94.5% 정확도로 분류

김형일 부산닷컴 기자 ksolo@busan.com 2026-09-21 11:31:51

부산대 연구진. 사진 왼쪽부터 심현석, 박성윤, 김태권. 부산대 제공 부산대 연구진. 사진 왼쪽부터 심현석, 박성윤, 김태권. 부산대 제공

피부에 붙인 전극으로 근육의 미세한 전기신호를 읽어 손동작을 실시간으로 인식하고, 이를 계산이나 의사 표현 보조와 같은 전자기기 제어로 연결할 수 있는 차세대 웨어러블 바이오전자 시스템이 개발됐다.

부산대학교(총장 최재원) 전기전자공학부 심현석 교수 연구팀은 박성윤 교수 연구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피부처럼 부드럽게 늘어나는 생체적합성 전극 어레이와 초소형·저전력 맞춤형 반도체 칩인 ASIC을 결합한 웨어러블 바이오인터페이스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어레이(array)는 여러 개의 같은 기능을 하는 요소를 일정하게 배열해 놓은 묶음을 말하며 여기서 ‘생체적합성 전극 어레이’는 여러 전극을 배열한 생체신호 측정 구조를 뜻한다. 또한 ASIC(Application-Specific Integrated Circuit)는 특정 목적이나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맞춤형으로 제작된 반도체 집적회로를 말한다.

이번 연구는 신축성 생체전극, 저전력 신호처리 반도체, 머신러닝 기반 손동작 인식, 실제 전자기기 제어까지를 모두 하나의 시스템으로 구현한 연구 성과다.

연구팀은 심현석 교수팀이 개발한 피부처럼 늘어나는 다채널 생체전극과 박성윤 교수팀이 설계한 32채널 저전력 ASIC ‘NR32A1’을 결합했다. 이를 통해 팔에서 발생하는 미세한 근전도 신호를 실시간으로 측정·분석하고, 사용자의 손동작을 인식하는 통합 웨어러블 시스템을 구현했다.

웨어러블 생체전극은 사람의 움직임에 따라 피부가 늘어나거나 휘어지는 상황에서도 심전도·근전도·안전도 등 미세한 전기생리학적 신호를 안정적으로 측정해야 한다. 그러나 기존 전도성 고분자 전극은 신축성과 전기적 성능을 동시에 확보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전도성 고분자인 PEDOT:PSS에 고분자 첨가제 P123과 DMSO를 함께 적용한 복합전극을 개발했다. 이 전극은 기존 PEDOT:PSS의 낮은 신축성을 개선하면서 전기적 성능과 피부 밀착성을 높였으며, 생체적합성 평가에서도 세포 생존율이 대조군 대비 87.9%로 나타났다.

개발된 전극은 사람 피부의 일반적인 변형 범위를 넘어서는 40% 인장 조건에서도 안정적인 전기적 특성을 유지했다. 또한 1000회의 반복 신축 시험에서도 성능을 안정적으로 유지했으며, 피부와 전극 사이에서 생체신호 전달을 방해하는 임피던스를 낮춰 다양한 생체신호를 안정적으로 측정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이 신축성 전극을 20채널 다중전극 어레이로 확장하고, 박성윤 교수팀이 개발한 32채널 저전력·저잡음 ASIC ‘NR32A1’과 결합해 실시간 생체신호 측정 시스템을 구축했다.

NR32A1은 전극에서 측정되는 미세한 생체신호를 증폭·필터링하고 디지털 신호로 변환하는 기능을 하나의 반도체 칩에 집적한 칩이다. 특히 상용 생체신호 측정 칩과 비교해 면적을 47%, 소비전력을 30% 줄여 웨어러블 기기에 적합한 소형·저전력 시스템 구현에 유리하다.

연구팀은 20채널 전극 어레이를 팔뚝에 부착한 뒤 손동작에 따라 달라지는 근육의 전기신호를 동시에 측정했다. 손동작마다 서로 다른 근육이 활성화되면서 특징적인 근전도 분포가 나타났고, 이를 선형판별분석 기반 머신러닝으로 분석한 결과 총 10가지 손동작을 평균 94.5%의 정확도로 분류하는 데 성공했다. 선형판별분석(Linear Discriminant Analysis)이란 여러 데이터의 특징을 분석해 서로 다른 그룹으로 분류하는 머신러닝 기법이다.

연구팀은 손동작 인식 기술을 실제 인간-기계 인터페이스로 확장해 활용 가능성도 검증했다. 10가지 손동작을 숫자 1~5와 사칙연산 기호, 등호에 대응시켜 사용자가 손동작만으로 숫자와 연산자를 입력하고 계산을 수행할 수 있는 실시간 계산기 제어 시스템을 구현했다. 인간-기계 인터페이스(Human-Machine Interface)는 사람의 동작이나 의도를 기계가 인식해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연결하는 기술이다.

또한 같은 시스템을 보완대체의사소통 분야에 적용해 특정 손동작을 ‘배고픔’, ‘목마름’ 등 의사 표현으로 변환하는 기능도 실증했다. 이는 신체 움직임이나 언어적 의사 표현에 제약이 있는 사용자를 위한 보조 인터페이스로 확장될 수 있다.

심현석 교수는 “이번 연구는 피부처럼 부드럽고 늘어나는 생체전극을 개발하는 데서 나아가, 실제 생체신호를 읽고 사용자의 의도를 해석해 외부 기기를 제어하는 하나의 통합 시스템으로 구현한 것”이라며 “향후 웨어러블 헬스케어, 의사소통 보조기기, 인간-기계 인터페이스, 소프트 로봇 제어 등 다양한 분야로의 활용이 확장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는 부산대 전기전자공학과 박사과정 김태권 연구원이 제1저자로, 박성윤 교수와 심현석 교수가 공동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Small’ 8월 28일자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 포스코청암재단 POSCO Science Fellowship, 한국산업기술진흥원 산업혁신인재성장지원사업 및 지역성장형 인재양성체계(ANCHOR) 사업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 개요도. 부산대 제공 연구 개요도. 부산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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