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 2026-10-07 12:00:00
임광현 국세청장이 한국을 찾은 라이베리아 국세청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국세청 제공
15년간 거액의 세금을 내지 않고 버티던 ‘선박왕’ 권혁 시도그룹 회장이 체납세금 3938억 원을 모두 내기로 했다. 먼저 현금 1000억 원을 냈으며 나머지 금액에 대해선 납부계획을 제출하고 선박을 담보로 제공했다.
국세청은 올해 1월 해외자금추적팀을 시작으로 고액체납 특별대응 TF를 출범시켜 체납자의 해외은닉재산에 대해 강도 높은 추적을 해왔다고 7일 밝혔다.
이에 이번에 국세청은 국세청 역사상 가장 많은 체납세금을 거뒀다. 선박왕이라 불리던 권혁 회장은 개인 체납액 3938억 원을 완납할 계획으로, 우선 현금 1000억 원을 올해 7월 말 납부했다. 1000억 원만 해도 역대 체납세금 중 가장 많은 돈이다.
또 체납 잔액 전액에 대해서는 납부계획을 냈고 5척의 선박을 담보로 제공했다. 이에 현재 담보물의 적정성을 평가하는 절차가 진행 중이다. 국세청은 “담보물 가치를 정확히 산정해야겠지만 현재 체납액을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세청은 납세자 명의로 된 국내 재산이 없어 해외 소재 선박을 담보로 제공한 첫 사례인만큼, 감사원 사전컨설팅도 병행하고 있다.
그런데 본인의 체납액과 제2차 납세의무를 지게 된 법인들의 체납지정액까지 포함하면, 총 체납액은 7902억 원에 달했다. 다만 권 회장이 3938억 원을 완납하면 법인들의 체납지정액은 없어진다.
권 회장이 이처럼 체납세금을 내기로 한 것은 2년 전 이뤄진 대법원 확정판결 때문으로 보인다. 당시 대법원은 국세청의 손을 들어줬다. 이후 국세청은 올해 6월 권혁 회장에 대해 특별 세무조사를 착수했다. 이런 압박 속에 권 회장의 생각도 바뀐 것으로 여겨진다.
국세청은“ 권 회장은 본인은 대한민국 경제에 기여하고 싶고 선박사업을 통해 대한민국 장보고가 되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에 지금 상황에서 사업을 하기에는 상당한 어려움이 있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권 회장이 체납 1위가 된 것은 지난 2010년 서울국세청 조사4국이 권 회장이 시도그룹을 운영하면서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하고 세금을 내지 않는 역외탈세 혐의가 있는 것으로 포착하고 세무조사를 실시하면서부터였다.
그러나 권 회장은 자신은 한국 거주자가 아니라 비거주자로, 한국에 세금을 낼 의무가 없다며 체납액을 해소하지 않았다.
국세청은 이번에 권 회장이 낸 납부계획서의 상세한 내용과 완납시점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