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의 '글로벌 게임 개척자' 비전…꿈처럼 들리지 않는 까닭

2017-01-18 22:29:33

"넷마블의 미션은 글로벌 시장을 바라보는 한국게임의 '파이오니어(개척자)'다." (2016년 2월. 방준혁 넷마블 의장)
 
꼭 1년 전 '글로벌 파이오니어'를 기업 미션으로 내걸었던 넷마블게임즈가 '꿈'을 향한 조각들을 하나씩 맞춰 나가고 있다.
 
넷마블(대표 권영식)은 18일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제3회 NTP(넷마블투게더위드프레스)를 열고, 회사의 새로운 미션으로 'RPG의 세계화'를 꺼내 들었다. 표현은 조금 달라졌지만 결론만 놓고보면 미공략지인 해외시장 점령을 위해 넷마블이 가장 잘 하는 'RPG'로 세계무대를 개척해 나가겠다는 이야기다.
 
'RPG 세계화'를 위한 전략 수립은 물론 실행에도 이미 나선 상태다. 이는 지난 1년간 '글로벌 파이오니어'의 현실화를 위한 작업을 꾸준히 진행해왔음을 방증해주는 대목이다.
 
◆ 비전의 현실화 위한 사전작업 '차곡차곡'
 

이날 행사에 참석한 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은 무대 위에 올라 'RPG의 세계화'란 미션 아래 글로벌 빅마켓을 공략해 나가겠다고 천명했다.
 
세계 모바일게임 시장의 70%를 차지하는 북미/유럽, 중국, 일본 시장의 RPG 이용자들을 타겟팅, 넷마블의 영향력을 세계로 확대 시킨다는 전략이다.
 
"우리는 이런 이야기들을 많이 한다. '일본도, 중국도 RPG가 대세인데 한국산 RPG가 이들 국가에는 잘 안 통해. 또 북미/유럽은 RPG가 인기가 없어.' 이런 이유들로 많은 게임사들이 빅마켓 공략을 포기하고, 작은 한국시장에서 지지고 볶다가 차선으로 선택하는 것이 동남아에 런칭이다. 국산 RPG가 해외에서 불리하다고 하는데, 판이 불리하다면 판을 바꾸면 된다."
 
이러한 전략 아래 넷마블이 판도 변화를 위해 꺼내든 카드는 '중국형', '일본형', '북미/유럽형' RPG다.
 
단순한 게임의 현지화 수준을 넘어 해당 시장만을 위한 맞춤형 게임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철저한 현지 게임 플레이 패턴 학습을 통해 게임 개발은 물론 기획단계에서부터 해당 지역의 트렌드를 입힌 '현지 게임'이 넷마블의 해법이다.
 
방 의장은 "이제 더 이상 한국게임을 현지화한 버전으로는 큰 성공을 기대하긴 어렵다"면서 "게임을 만들 때부터 한국이 아닌 공략 지역에 맞춘 그 나라 게임으로 개발해야 한다. 그래야만 성공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시대"라고 말했다.
 
◆ 타겟시장만을 위한 '맞춤형' 게임 제작
 
이미 넷마블은 국내외 개발 자회사, 현지법인 및 파트너들과의 협업을 통한 글로벌 3대 빅마켓 공략 게임 개발에 착수한 상태다.
 
중국시장을 위해서는 현지에서 높은 인지도를 보유하고 있는 '스톤에이지' IP 기반의 모바일 MMORPG를 필두로 '세븐나이츠 ', '이데아', '리니지2:레볼루션' 등을 준비중이다. 그래픽 리소스만 원작을 활용하고, 게임 시스템 등 게임 전반을 중국시장에 맞췄다.
 
일본 역시 마찬가지다. 국내 시장에 선보였던 '세븐나이츠', '리니지2:레볼루션' 외에도 일본시장만을 바라보고 '나이츠 크로니클', '더킹오브파이터즈', '테리아 사가', '요괴워치' 등의 게임을 만들고 있다. 일본시장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각오로 개발중인만큼 국내 출시는 아직 염두에 두고 있지 않을 정도다.
 
전략 장르의 게임이 시장 주류를 이루고 있는 북미/유럽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전략에 RPG를 버무리는 방식으로 접근한다는 계획이다. 현지에 게임을 포지셔닝할 때도 RPG보다 전략을 내세우는 방식으로 다가선다.
 
특히 아시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이해도가 낮은 서구권 시장에 대한 접근성을 보다 높이기 위해 RPG장르에 강점을 보이는 스튜디오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북미/유럽시장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최근 넷마블이 1조원에 달하는 금액을 주고 카밤의 캐나다 벤쿠버 스튜디오를 인수한 이유도 서구권에서 RPG를 가장 잘 만드는 회사였기 때문이었다. 현재 카밤 벤쿠버 스튜디오는 트랜스포머 IP를 활용한 RPG를 개발중이다.
 
방 의장은 "넷마블은 지난 시간 동안 글로벌 시장에 도전하고, 실패하고 또 도전하는 과정을 통해 한국 게임기업들의 '글로벌 파이어니어'가 되기 위한 기반을 착실히 다져왔다"면서 "승부를 걸 시점이 너무 늦으면 도전할 기회조차 없어질 수 있다. 올해는 빠르게 재편되고 있는 글로벌 시장에서 강자들과 규모와 스피드 경쟁을 벌이며 성과를 내는데 집중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넷마블은 '모두의마블'로 실시간 네트워크 대전 시장을, '몬스터길들이기'로 RPG 시장을, '레이븐'으로 액션 RPG장르를, 그리고 '리니지2:레볼루션'으로 모바일 MMORPG 시장까지 여는 데 성공했다"면서 "해외시장에서도 넷마블이 가장 잘하는 RPG 장르로 다시 도전하고 꼭 성공해 큰 기회를 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2020년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소위 글로벌 메이저 탑5 안에 들지 못하면 더 이상 우리에게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없다는 생각은 예전이나 지금 변함이 없다"면서 "글로벌 메이저들과 동등한 위치에서 시장의 패권을 두고 올해 본격적으로 경쟁해 볼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류세나 기자 cream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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