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 2025-07-02 21:00:00
부산을 기반으로 한 항공사인 에어부산이 시민들이 주로 애용하는 김해~김포 노선을 대폭 축소(부산일보 7월 2일 자 1면 보도)하면서 교통 편의가 크게 훼손되고 한창 활성화되고 있는 부산 관광에도 직접적 타격을 입히고 있다. 에어부산 감편은 가뜩이나 ‘표 구하기 경쟁’이 치열한 KTX 승차난까지 가중시키는 풍선효과로도 나타나고 있다. 교통편을 못 구해 부산을 찾지 못할 판이다.
2일 〈부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에어부산 운항 축소로 직업상 ‘빠른 교통편’이 필요한 상공계에서 “불편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매주 월요일 김해~김포 노선을 이용해 온 부산 중소기업 직원은 “지난 1일 부산 출발 에어부산 항공권을 예매했는데 갑자기 항공편이 취소됐다는 연락을 받았다”면서 “지연도 아니고 아예 비운항 한다면서 3시간 뒤 출발하는 항공편으로 변경하라는 요구여서 황당했다”고 말했다. 이 직장인은 항공편을 취소하고 KTX를 이용했다.
업무상 매주 부산과 서울을 오간다는 한 공무원도 “지역 항공사를 이용해야 한다는 생각에 에어부산만 이용했지만 지금은 항공권을 구할 수 없어 KTX를 이용한다”고 전했다.
에어부산은 특히 김해~김포 노선 가운데 핵심 시간대 항공편을 줄였다. 2일 공시된 김해공항의 주간 운항 스케줄(김해공항 출발 기준)을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오전 8시대, 오후 1시대 등 ‘핵심 시간’에서 편수가 감소했다. 이는 에어부산의 해당 시간대 운항 스케줄이 사라진 탓이다. 에어부산 항공편 축소는 KTX 경부선 승차권 경쟁을 더욱 악화시켜는 ‘풍선 효과’도 낳았다. 부산~서울 KTX의 경우 주말마다 승차권을 구하기가 어려운 상태다. 서울에서 근무하는 ‘주말 부부’인 한 직장인은 “KTX는 한 달 전부터 예약이 가능하기 때문에 예약이 오픈되는 당일이나 그 다음 날에는 예약을 한다”고 말했다.
KTX 승차권 경쟁 심화는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국토교통부 철도통계에 따르면 지난 5월 서울역의 KTX 이용자(승하차) 수는 전년 동월 대비 약 7%(승차 7.4%, 하차 6.6%, 약 8만여 명) 증가했다. 그러나 부산역의 KTX 이용객(승하차) 수는 전년 동월 대비 약 10%(승차 10.2%, 하차 10.8%, 약 6만여 명) 늘었다. 대전 5%, 동대구 3% 광주(송정) 2% 등과 비교하면 부산의 KTX 승차권 경쟁 수준을 확인할 수 있다.
‘부산행’ 교통편 악화는 부산 관광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최근 국내 여행이 다시 인기를 누리면서 부산 관광이 전국에서도 빠르게 회복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국관광공사의 ‘한국관광데이터랩’에 따르면 지난 5월 부산을 찾은 외지인 방문자 수는 1488만 1667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8.8% 늘었다.
부산시 한 관계자는 “최근 부산 관광객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는데 에어부산의 국내선 운항 감소는 우려되는 사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