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성 기자 paperk@busan.com | 2025-07-03 17:56:37
폭염 속에 진행된 윔블던 테니스 대회에서 이변이 속출하고 있다. 남녀 16명의 시드 배정자, 총 32명 중 무려 23명이 1회전에서 탈락했다. 남녀 각 32명을 시드 배정한 2001년 이후 메이저 대회 최다 탈락자 기록이다.
여자 단식에서는 이변이 더욱 심하다. 여자 세계 랭킹 1위 아리나 사발렌카(벨라루스)를 제외한 시드 ‘톱5’가 모두 탈락했다.
사발렌카는 3일(한국 시간) 영국 런던의 올잉글랜드 클럽에서 열린 윔블던(총상금 5350만 파운드·약 997억 원) 대회 사흘째 여자 단식 2회전에서 마리 부즈코바(48위·체코)를 2-0(7-6〈7-4〉 6-4)으로 물리쳤다.
호주오픈에서 두 차례(2023·2024년), US오픈에서 한 차례(2024년) 우승한 사발렌카는 통산 4번째 메이저 대회 우승을 향한 도전을 이어갔다.
하지만 나머지 시드 ‘톱5’ 선수들은 모조리 짐을 쌌다. 지난해 윔블던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4번 시드 자스민 파올리니(5위·이탈리아)가 이날 80위 카밀라 라키모바(러시아)에게 1-2(6-4 4-6 4-6)로 패해 2회전에서 탈락했다.
앞서 2번 시드를 받은 코코 고프(2위), 3번 시드 제시카 페굴라(3위·미국), 5번 시드 정친원(6위·중국)은 1회전에서 탈락해 이변의 제물이 됐다.
남자 단식에서도 세계 랭킹 3위이자 3번 시드를 받은 알렉산더 츠베레프(독일)가 대회 1회전에서 72위 아르튀르 린더크네시(프랑스)와 4시간 40분 혈투 끝에 2-3으로 패했다. 7위 로렌초 무세티(7위·이탈리아)도 126위 니콜로스 바실라시빌리(조지아)에게 1-3으로 무릎을 꿇었다.
‘윔블던의 악몽’은 연일 계속되는 30도 이상의 폭염에다 선수들에게 생소하고 불규칙한 바운드를 유발하는 잔디코트의 특성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남자 단식에서는 2위 카를로스 알카라스(스페인)가 733위 올리버 트라베트(영국)를 3-0(6-1 6-4 6-4)으로 가뿐히 제압하고 3회전에 오르며 20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최근 2년 연속 윔블던 정상에 오른 알카라스는 대회 3연패와 함께 이달 초 끝난 프랑스오픈에 이은 2연속 메이저 대회 우승에 도전한다.
조코비치는 1회전에서 3세트 초반 복통을 호소하기도 했으나 알렉상드르 뮐러(41위·프랑스)를 3-1로 눌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