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만 보면 악착스럽게 달려가는, 열정이 넘치는 아이였습니다.”
올해 U-20 월드컵에서 ‘골 넣는 수비수’의 면모를 확실하게 보여준 김현우(20) 선수를 부산 연산초등학교 축구부 강민구(37) 감독은 그렇게 기억했다.
부상 숨기고 훈련 ‘악바리’ 기질
모친 장영희 씨, 경기 내내 기도
강 감독은 2007년 당시 9세의 김현우를 처음 축구계로 이끌었다. 운동장에서 김현우가 공놀이하는 모습을 우연히 본 강 감독은 그 자리에서 ‘이 친구다!’라고 마음먹었다. 강 감독은 곧바로 김현우의 어머니에게 ‘삼고초려’하면서 김현우를 축구선수로 키우자고 설득했다.
“현우는 어린 나이에도 리더십과 책임감이 투철했고 악바리 기질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팔에 금이 갔는데도 부상 사실을 숨기고 두 달간 훈련과 경기에 모조리 참여할 정도였어요.”
연산초 졸업 때까지 4년간 강 감독의 지도를 받은 김현우는 축구 명문 울산현대중과 현대고로 진학했으며, 현재 크로아티아의 GNK 디나모 자그레브에서 뛰고 있다.
강 감독은 U-20 월드컵 준우승이란 쾌거를 이뤄낸 데는 김현우의 역할이 컸다고 분석했다.
“현우는 중앙수비수로, 이는 감독의 전적인 신뢰가 있어야 가능한 포지션입니다. 공격 빌드업과 패스 연결, 헤딩 경합에서 득점까지 일궈낸 현우는 팀의 중심축이나 다름없었습니다.”
강 감독은 “연산초 축구부 후배들이 현우를 목표로 달리고 있다”며 “더 발전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김현우의 어머니 장영희(53) 씨는 “이번 U-20 월드컵 경기 때마다 절을 찾아 기도를 올렸다”며 "앞으로 현우가 다치지 않고 목표를 향해 천천히 그리고 씩씩하게 달려나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곽진석 기자 kwa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