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 2025-06-18 20:33:00
부산콘서트홀 개관 공연이 포함된 최고급 부산 관광상품이 조기에 완판됐다. 고가의 국내 여행상품이라도 좋은 콘텐츠가 뒷받침되면 얼마든지 고객을 모을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지역 관광의 패러다임을 바꿔 놓을 만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다.
부산관광공사와 여행사 아트컨시어지가 공동으로 기획해 지난달 28일 내놓은 ‘부산콘서트홀 개관 기념 VIP 투어’가 정원 30명을 채워 이달 초 판매가 마감됐다. VIP 투어는 2박 3일에 1인당 242만 원으로, 국내 여행 상품 가운데는 최고가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부산에서만 볼 수 있는 문화예술 콘텐츠가 포함되자 전국적인 관심을 끈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상품의 핵심 프로그램은 두 차례의 부산콘서트홀 개관 공연이다. 오는 21일 오후 3시 ‘하나를 위한 노래’(정명훈 지휘, 아시아필하모닉 연주), 22일 오후 5시 ‘황제, 그리고 오르간’(정명훈 지휘, 조성진&아시아필하모닉 협연)을 관람할 수 있다. 세계적 지휘자와 스타 피아니스트가 나오는 공연에 대한 갈증을 부산 관광이라는 상품을 통해 해소해 준다는 점에서 큰 호응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루프랩 부산 2025’, F1963 등 전시·갤러리 투어, 음악축제 특강 등도 프로그램에 들어있다. 부산을 주제로 한 디너 파티를 미쉐린 레스토랑 ‘르도헤’와 월드바리스타 챔피언 전주연이 소속되어 있는 ‘모모스’에서 제공한다. 숙박은 해운대구 파라다이스호텔 부산이며, ‘모리’ ‘스페이스 원지’ ‘해운대암소갈비’ 등 부산의 유명 식당에서 식사를 한다.
아트컨시어지 이상훈 대표는 “상당한 고가 상품이지만, 부산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차별화된 프로그램이 있다면 돈을 아끼지 않는 수요가 있어 놀랐다”고 말했다. 이번 VIP 투어 구매자의 절반은 수도권 거주자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장기적으로는 해외 관광객을 유입할 수 있는 가능성도 열어준 것으로 기대된다.
아트컨시어지 측은 올 하반기 부산콘서트홀의 월드시리즈 공연 때도 이번 투어와 비슷한 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오는 9월 이탈리아 라 스칼라 극장 오케스트라(정명훈 지휘, 니콜라이 루간스키 피아노 협연), 10월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에드워드 가드너 지휘, 손열음 피아노 협연), 그리고 11월 로열 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RCO·지휘 클라우스 매켈레) 공연인데, 이번 VIP 투어만큼의 판매 성적이 나올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