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해서 비행기 타겠나” 혼란에 빠진 김해공항

설 연휴 대인파 혼선에 사고까지
탑승 불안 호소 승객 점점 늘어나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 ,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2025-01-30 18:17:38

지난 29일 부산 김해국제공항에서 화재가 발생한 에어부산 여객기에 탑승했던 승객들이 항공사의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9일 부산 김해국제공항에서 화재가 발생한 에어부산 여객기에 탑승했던 승객들이 항공사의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전남 무안공항 제주항공 참사 한 달 만에 발생한 부산 김해공항 에어부산 여객기 화재 사고로 공항 이용객을 비롯한 시민 혼란과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화재 이후 항공기 지연과 결항이 잇따랐고, 항공기 안전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설 연휴에 인파가 몰린 김해공항은 사고 여파로 큰 혼선을 빚었다. 지난 29일의 경우 오후 5시 기준 계획된 항공편 143편 중 15편(10%)이 지연됐다. 에어부산은 42편 중 4편(10%)이 결항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에는 오후 3시 기준 계획된 항공편 145편 중 22편(15%)이 지연됐다. 에어부산은 37편 중 11편(30%)이 지연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공항에서 만난 사상구 주민 김규호(44) 씨는 “연휴에 사람이 몰리는데 사고로 주기장이 부족해서 병목 현상이 더 심하게 일어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29일 김해공항을 찾은 강 모(31) 씨는 “황금 같은 연휴에 아찔한 사고를 겪은 사람들을 생각하니 마음이 먹먹하다”며 “올해 들어 왜 자꾸 공항에서 안 좋은 일이 벌어지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가족과 함께 해외 여행을 한 뒤 지난 28일 김해공항에 도착했다는 이 모(49) 씨는 “이번에 비행기를 타면서 사소한 흔들림이나 이상만 감지돼도 예전보다 불안감이 더 커지는 걸 느꼈는데, 기체 결함이 아닌 기내 선반 내 화재는 언제 어디서든 또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비행기에 몸을 싣기가 더 망설여진다”고 말했다.

여행객들의 항공기 탑승과 보조배터리 반입에 대한 불안도 커지는 분위기다. 오는 3월 신혼여행을 앞둔 직장인 이 모(43) 씨는 “평소 여행지에서 구글 지도 사용 등에 배터리 소모가 많아 보조배터리를 꼭 챙기는 편이었는데, 이번 화재와 관련된 기사들을 보니 자칫 사고가 날 경우 책임을 물게 될 가능성도 있지 않나 싶어 고민이 된다”고 말했다.

한편, 기내에 반입한 보조배터리로 인해 화재가 발생할 경우 승객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느냐와 관련해서는 다양한 견해가 나온다. 박동일 법무법인 대륜 대표변호사는 "기내 반입이 금지된 물품을 승객이 숨기고 탔거나 특별히 위험한 상태로 보관한 것이 아니라면 고객에게 전적으로 책임을 묻기는 어렵다"며 "만약 배터리 자체에 문제가 있다면 이는 제조물책임으로도 넘어갈 수 있는 문제로, 책임 소재를 가리기가 쉽지는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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