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상현 기자 songsang@busan.com | 2025-05-20 16:03:40
장인화 체제 1년을 넘어선 포스코홀딩스의 주가가 40만 원대에서 20만 원대로 추락했다. 증권사들은 장인화 회장 취임 이후 단 한 번도 포스코홀딩스의 목표주가를 높이지 않았다. 포스코의 수익성 역시 악화 일변도를 걸었다.
포스코홀딩스의 주가는 20일 종가 기준 24만 1000원으로 장인화 회장이 취임한 지난해 3월 21일(42만 8000원)에 비해 43.7% 하락했다. 같은 기간 시가총액은 35조 3632억 원에서 19조 7072억 원까지 쪼그라들었다.
장 회장이 그룹 양대 기둥이라며 힘을 준 본원 사업 철강 부문과 신사업 이차전지 소재 부문이 나란히 내리막을 걸으며 투자심리가 악화했다.
포스코홀딩스의 기업 가치를 평가하는 증권사에서 역시 비관론이 커지는 상황이다. 장 회장이 취임하기 직전인 지난해 초만 해도 삼성증권 등 증권사 13곳은 포스코홀딩스의 주가를 50만~60만 원대로 설정했다. 이 범위를 넘어 목표가를 산정한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90만 원), BNK투자증권(75만 원), 하나증권(74만 원), 교보증권(48만 원) 네 곳뿐이었다.
하지만 올해 4월 이후 산정한 증권사 14곳은 목표주가를 30만~40만 원대로 낮춰 잡았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초 55만 원에서 올해 37만 원으로 하향했고, NH투자증권 66만→39만 원, 유진투자증권 63만→39만 원, 현대차증권 62만→37만 원, 신한·KB증권 각각 60만→33만 원으로 목표주가를 낮췄다. 목표주가를 1년 전과 같이 유지한 하나증권을 제외하고 모든 증권사가 포스코홀딩스의 미래를 암울하게 평가한 것이다.
포스코를 향한 시장의 비관론이 커지는 이유는 실적 악화가 결정적이다. 지난해 1월만 해도 증권사들이 예상한 2024년 포스코홀딩스 영업이익 컨센서스(평균 예상치)는 4조 5000억 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실제 영업이익은 이에 반도 못 미치는 2조 1735억 원이었다.
올해 실적 예상치 역시 쪼그라드는 상황이다. 지난해 5월만 해도 증권사들은 올해 포스코홀딩스의 영업이익 컨센서스(평균 예상치)를 4조 원대로 점쳤지만 올해 5월 기준으론 2조 원 대로 축소됐다.
포스코홀딩스 기업가치 반등의 열쇠는 철강과 이차전지 소재가 갖고 있다. 하지만 철강 부문은 중국발 공급 과잉·저가공세와 전 세계적인 수요 부진 등 대외 요인 속에 탈출구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차전지 소재 사업 역시 글로벌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이라는 흐름을 극복하긴 어렵다. 최근 이차전지 소재사업을 담당하는 포스코퓨처엠은 재무구조 악화 속에 1조 1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발표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장 회장이 취임 뒤 국내외 자산들을 매각하면서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면서도 “업황이 최악을 달리는 상황에서 실적이 반등할 묘수는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