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성 기자 paperk@busan.com | 2025-05-20 17:52:57
손흥민이 ‘무관의 한’을 풀 수 있을까.
손흥민이 뛰고 있는 토트넘(잉글랜드)은 22일 오전 4시(한국 시간) 스페인 빌바오의 산 마메스 경기장에서 열리는 2024-2025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결승전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와 맞붙는다.
토트넘이 맨유를 꺾고 우승할 경우 2007-2008시즌 리그컵 우승 이후 17년 만에 공식 대회 ‘왕좌’에 오르게 된다. 또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UCL) 출전권도 손에 넣는다.
유로파리그 우승은 손흥민에게도 각별한 의미가 있다. 프로 데뷔 15년 동안 지긋지긋하게 이어져 온 무관의 경력에 마침표를 찍는 것이다.
2010년 함부르크에서 프로에 데뷔한 뒤 레버쿠젠(독일)을 거쳐 2015년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손흥민은 그동안 프로에서 한 번도 우승한 적이 없다.
2016-2017시즌에는 토트넘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위에 그쳤고, 2018-2019시즌 UCL 결승전에서는 리버풀(잉글랜드)에 무릎을 꿇어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2020-2021시즌 카라바오컵(리그컵) 결승에서도 맨체스터 시티를 넘지 못해 준우승만 차지했다. 지금까지는 국가대표로 나선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게 손흥민의 유일한 우승 경력인 셈이다.
토트넘이 맨유를 꺾고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린다면 손흥민은 1980년과 1988년 프랑크푸르트(독일)의 UEFA컵(유로파리그의 전신) 우승을 이끈 차범근 전 국가대표팀 감독에 이어 이 대회 우승을 맛본 또 한 명의 한국인 선수로 남는다.
이번 결승에서 맞붙을 두 팀은 우승이 간절하다. 토트넘과 맨유는 37라운드 기준으로 각각 리그 17위(승점 38), 16위(승점 39)에 처져 있다.
이번 시즌 리그 종료에 한 경기만 남겨놓고 승점 38에 머문 토트넘(11승 5무 21패)은 1997-1998시즌(승점 44) 작성된 구단 역사상 단일 시즌 역대 최저 승점 기록을 갈아치우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맨유(10승 9무 18패) 역시 EPL 출범 이래 최저 승점 기록과 한 시즌 최다 패 기록을 피하지 못했다. 양 팀은 부진한 리그 성적을 만회하기 위해서라도 우승이 절실한 것이다.
손흥민은 발 부상 여파로 지난달 11일 프랑크푸르트와 UEL 8강 1차전 이후 한 달가량 실전을 소화하지 못했다. 하지만 손흥민은 지난 11일 크리스털 팰리스전 후반 13분 교체 투입돼 복귀를 알렸고, 17일 애스턴 빌라전에는 선발로 출격해 예열을 마쳤다.
손흥민은 “퍼즐을 만드는 데 가장 중요한 마지막 한 피스가 부족한 것 같다. 그 피스를 찾아 10년 동안 헤맸는데 이번엔 그 퍼즐을 맞출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