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호의 금융포커스] '코스피 5000'의 꿈

서울경제부 차장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2025-06-15 17:56:29

‘바이 코리아’(Buy Korea) 열풍 속에 한국 증시가 연일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오랜 기간 ‘박스피’(박스권 코스피) 오명을 썼던 코스피 지수가 최근 가파른 상승세로 반전의 서막을 열고 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정치적 안정과 자본시장 선진화 방안이 본격화되면서 투자자들이 한국 증시를 주목하고 나선 것이다.

지난 한 달간 주요 20개국(G20) 증시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시장은 바로 한국의 코스피다. 코스피 지수는 종가 기준으로 2607.33에서 2894.62까지 무려 11.02% 상승해, G20 주요 지수 중 유일하게 두 자릿수 상승률을 달성했다.

특히 대선을 전후한 7거래일 동안 코스피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이른바 ‘허니문 랠리’를 연출했다. 이 기간 상승률만 해도 8.24%에 달하며, 약 3년 5개월 만에 2900선을 회복했다. 한때 “국장 탈출은 지능순”이라 외치던 개인 투자자들도 최근에는 “국장 복귀가 지능순”이라며 빠르게 돌아서고 있다.

가파른 상승 흐름에 주요 증권사은 올해 코스피 전망치를 잇달아 상향 조정하고 있다. 한국 증시의 ‘코리아 디스카운트’로 인한 할인율이 30~40%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코스피가 최대 3100~3500선까지 오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부 역시 증시 활성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한국거래소를 찾아 “코스피 5000 달성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밝히며 시장에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이는 단순한 정치적 수사에 그치지 않고 실제 정책 드라이브로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상법 개정과 세제 개편을 통해 주주 가치를 제고하고, 배당 확대와 경영진 견제 장치 마련 등을 통해 외국인 투자자의 신뢰 회복에 나설 방침이다. 궁극적으로는 주식 시장을 부동산에 버금가는 유력한 투자처로 육성하겠다는 청사진이다.

물론 과거 ‘동학개미 운동’ 당시 코스피가 기록한 사상 최고치가 3300선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단지 자본시장의 정책적 지원만으로 ‘코스피 5000’ 시대가 쉽게 열리리라 기대하긴 어렵다. 하지만 실질적인 기업 성장과 산업 경쟁력의 뒷받침이 이뤄진다면 이번 반등은 일시적 흐름이 아닌 구조적 상승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 특히 산업 활성화를 위한 규제 완화 등 구조적 개혁이 병행된다면 그 효과는 배가될 것이다.

결국 이재명 정부의 자본시장 및 산업 육성 전략이 얼마나 실질적인 실효성과 지속 가능성을 가질 수 있느냐에 한국 증시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올해 하반기에는 침체된 경기가 반등하고, 코스피가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는 희망적인 뉴스가 가득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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