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 꿈꾸는 센텀2지구 성공 ‘풍산 이전 속도’에 달렸다

풍산 부산 공장, 장안읍 이전

5년 동안 발목 잡던 난제 해소
공장 이전 절차에 들어갈 비용
산단 조성원가에 결정적 요인
부지 보상비 8300억 원 책정
이전 지연 땐 1조 육박 전망도
땅값·공사채 이자까지 큰 영향
“빠른 시일 내 2·3단계 착공 노력”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2025-06-18 18:32:12

부산 해운대구 센텀2지구 도시첨단산업단지(이하 센텀2지구) 조성 사업의 최대 걸림돌이었던 방산업체 (주)풍산이 기장군 장안읍으로 입주의향서를 부산시에 제출했다. 풍산 부산공장과 센텀2지구 조성 예정지 전경. 부산일보DB 부산 해운대구 센텀2지구 도시첨단산업단지(이하 센텀2지구) 조성 사업의 최대 걸림돌이었던 방산업체 (주)풍산이 기장군 장안읍으로 입주의향서를 부산시에 제출했다. 풍산 부산공장과 센텀2지구 조성 예정지 전경. 부산일보DB

부산 해운대구 센텀2지구 도시첨단산업단지(이하 센텀2지구)에는 ‘부산형 판교 테크노밸리’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첨단 업종을 앞세운 혁신 산단이 성공적으로 조성되면, 경기도가 그랬듯 판교를 중심으로 도시를 먹여 살릴 미래 먹거리가 조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센텀2지구는 2015년 타당성 조사 용역을 마쳤고, 이듬해인 2016년 국토교통부가 산업단지 지정계획을 고시했다. 하지만 지난 10년간 센텀2지구 조성 사업은 별다른 진척이 없었다. 당초에는 산단이 2027년쯤 완성될 것이라 보고 예산이나 계획을 세웠으나 이미 물 건너간 지 오래다. 방산업체 (주)풍산의 부산 공장 이전이 센텀2지구 조성의 발목을 잡았던 가장 큰 골칫거리였다.

18일 풍산이 부산시에 기장군 장안읍으로의 입주의향서를 제출하면서 센텀2지구 사업이 마침내 본궤도에 오를 것으로 기대된다. 2020년 3월 국토부와 풍산이 공장 이전 협의를 한 지 5년 만에 가시적 성과를 거둔 것이다. 이전 예정지는 기장군 장안읍 내 63만 6555㎡ 부지로 2030년 입주를 목표로 한다. 시 관계자는 “투기 등의 문제가 불거질 수 있어 정확한 주소는 밝히기 어렵다”고 했다.

풍산 공장의 면적은 102만여㎡로 센텀2지구 전체 사업 면적(191만 2440㎡)의 절반이 넘는다. 센텀2지구 부지 조성과 사업 진행 절차상 이전이 반드시 필요하다. 센텀2지구는 사업비 2조 411억 원을 들여 스마트 선박, 로봇·지능형 기계, 정보통신(IT) 등 혁신 산단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센텀2지구 사업은 1~3단계로 나눠 진행하는데 1단계 조성 공사는 전체 사업 부지의 9% 규모다.

부산도시공사는 지난해 11월 센텀2지구 중 1단계 공사에 착수했다. 풍산이 포함된 2단계 구역은 풍산 공장 이전에 맞춰 공사가 진행될 예정이고, 반여농산물도매시장이 포함된 3단계 구역도 도매시장 이전과 함께 착공이 이뤄진다.

지난해 2월 부산시와 풍산, 부산도시공사가 이전에 관한 업무협약을 맺고 1년 넘게 여러 후보지를 물색하다 이번에 결국 이전지를 낙점했다.

사실 이전지 결정 이후 단계가 오히려 더 중요하다. 공장 이전 절차에 소모되는 비용이 산단 조성원가에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산도시공사는 센텀2지구 전체 사업비 2조 411억 원 중 약 40%인 8300억 원가량을 풍산 공장의 이전·보상을 위한 비용으로 책정한 바 있다. 하지만 이는 사업이 2027년에 끝난다는 계산 아래 책정된 예산이다. 현재 상황이라면 부지 보상비만 1조 원에 육박할 수 있다는 추측도 나온다. 센텀2지구 사업이 가시화하고 시간이 흐를수록 땅값은 뛸 수밖에 없다.

공장 이전이 ‘속도전’으로 전개되지 않는다면 부산도시공사가 발행한 공사채 이자도 불어난다. 부산도시공사는 지난해 행정안전부에 1조 4000억여 원 규모의 공사채 발행을 신청했는데, 발행 금리는 3% 중반대로 알려졌다. 이 같은 비용 상승은 산단이 분양할 때 결정적인 변수인 조성원가에 녹아들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풍산 이전이 조속히 진행되지 않으면 제3판교 테크노밸리 수준으로 센텀2지구의 조성원가가 치솟을 가능성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업체가 산단에 입주할 때 땅값으로 내야하는 돈이 판교 수준이라면, 유수의 IT 업체들이 굳이 부산을 택할 이유가 적어진다. 센텀2지구 산단 조성 성공의 열쇠가 풍산 이전에 달렸다고 하는 건 바로 이 때문이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이번 풍산 이전 예정지 결정으로 센텀2지구 조성 사업이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빠른 시일 내 2, 3단계 사업이 착공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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